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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승용 Feb 17. 2024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도시


남해라는 도시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이주하는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지역(시골)으로 '턴 turn' 한다는 "귀촌, 귀농, 귀어"와 같은 표현보다는 다른 문화권(육지)에 살던 사람들이 남해(섬) 문화권으로 '평행'하게 이주한다는 표현을 쓸 수 있게 되었으면 한다.


문화유산 교육과 행사를 업으로 하던 홍콩출신 친구가 돌창고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고 찾아왔다. 현재 남해에 집을 구입하여 부인과 아들과 살며 가족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한다. 돌창고에서 진행하는 전시나 공연 이벤트 행사가 있으면 한국어 연습도 할 겸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대학생 때 이후로 '자원봉사'라는 단어를 오랜만에 듣기도 했고 이런 거 저런 거 따지지 않고 실전에 부딪히며 배우겠다는 태도가 멋있었다. 본인보다 나이가 많아 보였지만 눈빛과 태도는 청년淸年 이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


남해에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이주하여 더불어 마을을 이루고 살기 시작했던 것이 2002년, 약 20년 전이다. 그들이 독일에서 체득한 생활문화를 남해라는 땅 위에서 이곳의 물산과 결합하여 펼쳐 살다 보니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산등성이가 "남해 독일마을"이라는 새로운 장소로 태어났다. 일본인으로 살다 한국인과 결혼하여 남해 상주에 정착해 "남해식" 돈가스 집, 미조에 정착해 스시집을 하는 분도 있다.


남해가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이주하는 도시가 되어 그들 문화권의 전통적 방법과 소재를 남해섬의 물산物産과 결합하여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홍콩청년" 말대로 서울은 홍콩과 비슷해져가고 있어 살기가 팍팍한데 남해는 비슷한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 제주와 비교했을 때 개발이 덜 되었고 집값도 저렴하다는 것이다. 아들과 축구약속이 있다며 떠나는 그에게 저녁초대를 한 번 하고 싶다고 했다. 김치찌개와 삼겹살을 가장 좋아한다고 하니 대접하고 본인은 '딤섬'을 꼭 한 번 배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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