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도 세상을 뜬다며 탄식하던 시인이 무색하게
까치고 까마귀고 종종걸음 마실을 다닌다
발에 채일 듯 지나가도 날아갈 생각 않더니
자동차에 치일 찰나, 날갯짓으로 폴짝 도망간다
먹이 될 만한 걸 찾는 모양으로
혼이 떠난 길냥이의 살갗을 뜯느라고
전깃줄에 앉아 고개 숙인 행인에게 똥 갈기며
새들은 집요하게 대가리를 아래로 향한다
새들이 꼭 하늘을 날아야 하는 건 아니지마는
그들마저 지상에 발 묶인 듯해 서글픈 저녁
어째서인지 똑바로 선 솔방울 따라
텅-빈 하늘을 괜히 올려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