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짱이를 닮았다만
하필이면 가장 더러운 곳이다
더럽고 냄새나기에 창이 열렸고
마지막 힘을 다해 뛰어 들어왔으리라
문을 오르지도 어딘가로 뛰지도 못하더니
저녁이 되어도 그 자리에 네가 있었다
어쩌면 뛰지 못한 것이 아니라,
뛰지 않은 것인지도 모를 일
발목이 잘린 것은 네가 게을렀던 탓이 아니라
죽을 힘 다해 도망친 덕분일지도
말 한마디 건넬 수 없으니 마음을 몰라
움찔거리는 더듬이와 창밖을 번갈아 바라보다
하릴없이 돌아왔지만
내일 아침이면 어디론가 사라졌을
네가 간 곳 어디일지 상상하지 않으마
그저 어디든 너의 안식을 염원하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