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에 물을 받아 멸치와 새우를 넣고 팔팔 끓이다 국물이 노래지면 건져내고 잘 다듬어 씻은 콩나물을 한 가득 쏟아 넣는다 간장 소금으로 간을 하고 콩나물 숨이 어느 정도 죽을 만큼 끓이다가 파와 마늘과 고춧가루 넣고 한소끔 끓여 그릇에 퍼 담으니, 제법 시원한 콩나물국이 되었다
국이 어디 재료 하나의 이름으로만 불릴 것인가 싶다마는 어찌하다 콩나물국이 되어 버렸다 멸치와 새우는 진을 다 빼고 나갔으니 주인공이나 다름없고, 간장 소금이 없었다면 콩나물 비린 맛을 감출 수 없었을 터이고, 파 마늘 고춧가루가 얼큰함 시원함을 더해주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만
어쩐지 콩나물국이라는 이름이 서럽다 내가 한 일 드러나지 않아도 한 그릇 국에 녹아있는 것인데, 내 이름은 어디에도 없구나 그저 콩나물국이구나 국이 본래 그런 것이 아닌데 이름 붙일 수 없는 깊은 조화인데, 콩나물국이구나 한국이구나, 내 이름이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