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억을 쓰다
2010년 3월,
당시, 여느 디자인 에이젼시 디자이너들이 그렇듯,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지고 7년간 밤낮 없이 달려왔다.
그 쉼 없던 달리기를 잠시 멈추고 만 30살에 떠난 호주 워킹홀리데이.
나에게 주어졌던 1년의 시간 중 마지막 한 달간 홀로 떠난 여행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본론 시작에 앞서 젊은 워홀러들에게 인생선배로써의 별거 아닌 조언 하나.
지금 워킹홀리데이를 지내고 계신 분이든... 앞으로 떠나실 분이든...
아무쪼록, 워킹홀리데이라는 비자가 가진 취지를 잊지 않기를 바란다.
모두 아시겠지만, 워킹홀리데이는 말 그대로 젊은 나이에 돈이 별로 없을 테니
자기 나라에서 합법적으로 일하게 해주어 이곳에서 자력으로 돈 모아서 여행하고 좋은 경험 많이 해라.이다.
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그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지는 말기 바라는 마음이다.
그곳에서 생활하다 보면 많은 종류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중 조금 안타까운 친구들 중 하나가 바로, 돈만 모으는 데에 시간과 체력을 모두 소모해버리는 경우다.
물론 그 각자 사정이 있고 그 또한 정말 대단한 거다.
내가 상상치 못한 만큼의 돈을 모으는 친구들도 보았으니까...
그들을 절대 무시하거나 부정하고자 함이 아닌 그냥 조금 더 경험해 본 인생선배로써 조금의 안타까움이 남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사람마다 자기가 가진 이상이 다 다를 테지만,
당시, 사회생활 7년 차/32세(만 30세)에 마지막 기회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내 경험에 비추어보았을 때,
젊은 나이에만 가질 수 있는 이런 흔치 않은 기회를 그렇게만 사용하는 데는 너무도 아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돈은 나중에 벌어도 된다. 앞으로의 인생에서 일해야 할 시간은 넘쳐나니까...
돈이 목적이 아닌, 남들이 경험하지 못할 멋진 경험들을 하게 된다면...
그것들을 토대로 그 이상의 돈을 벌 수도 있지 않을까?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면,
이 글은 어디까지나 여행 가이드가 아닌
어쩌면 그저 평범한... 조금은 독특할 수도 있는... 한 사람의 그저 그런 여행기이다.
조금 늦었다는 생각 때문에 조금은 긴 여행을 떠나는걸 두려워할 수도 있는 분들에게 조금의 응원 정도는 될 수 있지 않을까?
여행을 다녀온지도 벌써 6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버린 지금...
비록 많은 것이 잊혀진 듯하지만
사진을 정리하면서 보다 보면 그 날, 그곳에서의 경험과 느낌은 아직 그대로 살아나는듯하다.
물론, 나보다 더 대단한 선택과 여행을 떠난 분들이 훨씬 많겠지만,
여행을 떠나서 보고 느끼는 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 느낌대로 정리해본다.
글을 쓰는 이가 아닌 그림쟁이다 보니 기승전결 없는 막 글이더라도 아무쪼록 이해해주시길...
[아마도, 교통비/입장료에 관련한 것들은 해마다 개정되는 여행 가이드들을 참고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2011년 1월,
워킹홀리데이의 막바지가 다가오면서 한 달간의 여행 계획 세우기를 시작한다.
이 여행을 떠나기 위해 그간 나름 열심히 자금을 모았던 것이기에...
(워킹홀리데이 비자의 궁극적인 목적이 그것이기도 하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까지 선택에서 준비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첫 번째로 만난 갈림길은 캠핑카로 떠날 것인가. 비행기/버스를 이용할 것인가.
처음에 진정 원했던 건, 함께 생활하는 친한 동생들과 함께 캠핑카로 자유 방랑 여행.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동생들이 여행에 합류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결정되어 캠핑카 여행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혼자서 이 넓은 땅을 캠핑카로 여행 하기엔 체력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절대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요런 녀석들을 빌리고 싶었는데... 견적까지 다 받았었는데...>
처음의 의도대로 시작되지는 못해 조금 아쉽긴 했지만,
곧바로 변경된 상황에 맞춰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어쩌면 그 덕에 사서 할 X고생을 조금은 줄였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