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신입생 #약대생 #내 나이가 어때서!
20대 초반의 열정과 패기 넘치던 청년은 이렇게 말했다.
"20대까지는 하고 싶은 일 하며 살 거야!
잘되면 좋고 서른까지 잘 안되면 그때 가서 먹고살 길을 찾지 뭐! 난 굶어 죽지 않을 자신은 있어!"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신기하게도 문화기획사를 폐업한 시점의 나이가 29이었고
먹고살기 위한 방법을 찾아 '약대'에 진학하게 된 지금 서른한 살이 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이었다.
약대 입시는 인생에 있어 처음으로 '나이'가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약대 입시판에서는 수능과 비슷한 PEET라는 시험을 잘 봐야 할 뿐 아니라 전적대, 학점, 영어점수 등 다양한 요소들이 평가에 반영되고 있었다.
정보가 없었기에 학원의 입시 전문가에게 배치 상담을 받기로 했다.
상담해주신 분께서는 나와 비슷한 또래였고 만약 20대 초 중반에 이 시험에 도전해 같은 점수를 받았다면, 흔히 메이저라 불리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을 거라며 학교들이 나이를 보는 것에 대해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나 역시 처음에는 암묵적인 나이 제한이 불공정한 평가라고 생각했고,
'아! 내가 2~3년만 일찍 이 시험을 준비했다면 메이저 약대에 입학했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자기소개서를 써나가다 보니 이러한 생각은 이내 사라졌다.
소위 명문대에 입학했지만 꿈이 없어 방황했던 20대 초반
처음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된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마주하며 직업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 문화인어스 창업까지.
확실한 건 20대에 했던 경험과 생각들이 없었다면,
30대에 들어선 지금, 전문직에 도전할 용기도, 의지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자기소개서에는 흔히 말하는 '자소설'이 아닌,
남들과 다른 나만의 찐 스토리와 그 경험으로부터 얻은 뚜렷한 가치관 및 경쟁력이 가득 담겨있었다.
서로 전혀 상관없을 것 같았던 소소하고 다양한 경험들이었지만,
마치 퍼즐 조각이 하나 둘 맞춰지듯 '나'라는 사람을 조금씩 채워주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새로운 대학 생활을 시작한 지 2달 여가 지난 지금,
첫 자취와 함께 시작한 30대의 대학 생활은 아무것도 모르던 20살의 대학 생활과는
또 다른 경험으로 나를 채워가고 있다.
항상 새로움으로부터 배우고 성장하고 스스로를 움직였던 것처럼,
늦었다는 생각이 아닌, 보통의 30대와는 또 다른 나만의 스토리를 써 나가길 기대해 본다.
p.s.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은 한창 시험이 진행 중인 시험기간이지만,
캠퍼스 라이프 2회 차에서 나오는 여유를 누리며 소소한 글을 남겨본다.
(결국 대학 시험은 벼락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