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떠나길 잘했다.
'#그때 나는 왜 행복했을까?'는 2013년 7월 ~2014년 6월까지의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기록과 일기를 돌아보며 쓰는 회고 에세이입니다. 글 속의 내용 및 정보들은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22살.
워홀을 떠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 내 인생에 있어 너무 크고 중요한 일이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어리고 무엇이든 해도 될 것 같은 나이지만 당시의 나는 뭐가 그렇게 걱정이었을까?
당시 기록했던 일기를 꺼내보며 어떤 고민과 생각을 지나 워홀을 떠나기로 결심했는지 또 10년이 지난 지금 그 결정은 어땠는지 돌아보고자 한다.
첫째, 1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
스펙과 경쟁의 사회에 살아가는 청년으로써 1년이라는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는 것은 당연히 불안하고 걱정 될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내 주변에는 고등학교를 조기졸업하고 대학에 온 친구들로 가득했고 명확한 목표와 꿈을 향해 스펙을 쌓아가는 그들을 보며 더욱 더 조급해졌다.
하지만 비슷한 관점에서 반대로 생각해보니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해 재수, 삼수하는 시간은 헛되다고 하지 않는데, 정말 워홀이 공부만 하는 시간보다 헛된 시간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명확한 꿈이나 목표가 없어 고민만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바에는 "내 인생에 있어 딱 1년이라도 내 맘대로 살아보자"라는 마음으로 캐나다행을 결심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실제 사회에 나와보니 1년의 워홀 기간을 부정적으로 보거나 캐묻는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고
오히려 '1년'이라는 시간은 이걸 왜 걱정했지 싶을 만큼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특히, 1년간의 워홀을 통해 "인생에 있어 사회의 시간이나 시선이 아닌 온전히 내 맘대로 살아보는 시간"을 가졌던 것이 정말 다행이자 감사한 일이라고 느껴진다. 물론 그런 시간을 반드시 워홀을 통해서 보내야 할 필요는 없다. 다만, 30대가 되어 현실을 살아가다보니 현실적으로 가장 가능하고 덜 불안한 시점이 워홀이 가능한 20대~30대 초반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둘째, 워홀은 스펙이 아닌 마이너스 요소인가?
흔히 워홀에 반대하며 하는 얘기로 "차라리 그 시간에 인턴을 하고 스펙이라도 하나 더 쌓아"라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실제 경험하고 사회에 나와서 돌아본 지금은 워홀이야 말로 기업이 좋아하는 스펙을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워홀만큼 무엇인가를 자기주도적으로 해나가는 경험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워홀 이후 인턴이나 취업, 약대입시 등 워홀 이후 모든 과정에서 워홀경험을 자소서에 녹여냈고항상 좋은 반응과 결과들을 얻어왔다. 특히 워홀 경험을 통해 어필하고 스펙으로 내세웠던 것들은 내가 했던 특별한 행동이나 경험들이 아닌 '성실함과 자기주도적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의지'였다.
워홀동안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은 기록이었다. 아주 작은 일상일지라도 매주 글로 기록했다.
그리고 그 기록들이 쌓이자 1년간 매주 꾸준히 해왔다는 '성실함'과 글을 쓰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성장하고자 했던 의지'의 증거가 되었다.
이처럼 모든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해결해야 하는 자기주도적인 워홀의 특성상 이를 꾸준히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워홀을 가치있는 스펙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셋째, 떠나본 사람만이 진짜 워홀을 알 수 있다.
워홀을 떠나기 전 상상했던 것과 실제 워홀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은 너무도 달랐다. 어렵거나 힘들었던 부분 뿐만 아니라 좋았던 부분까지말이다. 특히 워홀을 떠나기 전 들었던 대부분의 부정적인 이야기들은 실제 워홀러 중 5%도 안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부풀려졌다고 생각하며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워홀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조금은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워홀 카페에 글을 쓰고, 현지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실제로 수십명의 워홀러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어울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10여년이 지난 지금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또한 알고 있기에 단순히 나만의 이야기가 아닌 많은 워홀러들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워홀이 마냥 행복하고 좋은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 어려운 부분과 힘든시간도 많고 결국 포기하고 귀국하는 워홀러들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부분들을 직접 경험한 사람에게 듣는 것과 직접 경험하지 않고 막연한 상상으로 만들어낸 부정적인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게다가 워홀을 다녀온 사람들 중 대부분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다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았고 내가 걱정하던 부분이 실제로는 별거 아니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워홀을 직접 경험한 나 역시 '어려움은 있지만 그 어려움이야 말로 진짜 경험이고 나를 성장시켰다'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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