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6. 새로움에 대한 편견.

진짜 경험, 진짜 우정

by MrExfluencer
'#그때 나는 왜 행복했을까?'는 2013년 7월 ~2014년 6월까지의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기록과 일기를 돌아보며 쓰는 회고 에세이입니다. 글 속의 내용 및 정보들은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왜 캐나다까지 와서 아시아인들하고 일하지? 나는 꼭 캐네디언들이랑 일하고 놀면서 생활해야지!!’


캐나다로 떠나기 전 캐나다 현지인들과 어울리고 일하며 그들의 문화를 경험하는 것이 성공적인 워킹홀리데이라고 생각했다.


캐나다 생활 초기, 캐네디언 동료가 있는 일자리만 지원하고 한국인 모임이 아닌 캐네디언들의 모임만 찾아 다녔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내 성격과 부족한 영어 실력 때문에 깊은 대화를 나누거나 지속적인 관계로 발전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단순히 함께 일하고 모임에 참여한다고 해서 그들과 친구가 되고 그들의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에 꿈꿨던 성공적인 워홀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우울해 하며 슬럼프에 빠졌다. 결국 캐나디언과 캐나다 문화를 경험하기 보다 열심히 돈을 벌어 여행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캐네디언 코워커에 상관없이 두 번째 일을 찾았고 코워커의 대부분이 필리피노인 카페에 취직했다.


돈을 벌기 위해 구한 세컨잡이 큰 전환점이 되었다.


“승일, 우리 이따가 펍 갈건대 너도 갈래?”

“오늘 친구 결혼식 파티 있는데 같이 가자”

“한국 음식은 어때? 나 한식 먹어보고 싶어”


처음에는 그들의 이런 제안을 거부하지 못해 따라갔다. 그런데 그들은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어색해 하고 있는 나를 위해 선뜻 먼저 다가와 주고 자연스레 융화될 수 있도록 도와줬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다가와주는 필리피노 친구들 덕분에 자연스레 마음을 열고 한발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캐나다 문화를 경험해야지!’라는 목적을 가지고 친구를 사귀려 했던 나와 달리 필리피노 친구들은 목적 없이 진심으로 다가와 줬다. 또한 자신들의 문화와 모습을 먼저 보여 줌으로써 자연스럽게 한국의 문화도 경험시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했다. 그렇게 우리는 코워커가 아닌 친구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에서 경험해야 할 새로운 문화 = 캐네디언 문화’라는 고정관념을 깨주었다. 내가 진짜로 원했던 것은 ‘캐나다 경험’이 아닌 ‘새로운 경험’이었고 필리핀의 문화도 나에게는 새로운 문화였다.





다시 2021년, 지금


나에게 있어 '새로움'이란 여전히 나의 원동력이자 추구하는 가치이다.


최근 약대 입학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자,

또 다시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향해 달려야겠다는 강박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7~8년 전의 내 모습 덕분에 조금은 강박에서 벗어 날 수 있을 것 같다.

거창한 새 목표가 아닌 소소한 새 일상을 만들어 보자.


내일은 조금 다른 장소를 찾아가 글을 써야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5. 좋아하는 '일'이 있을까? (Part.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