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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정 Aug 08. 2019

힐링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다

외로움은 최고의 질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필자가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전문위원으로 문화예술 분야의 창업기업의 멘토링을 하고 있을 때 스푼 라디오 서비스를 하는 마이쿤을 창업한 대표를 만났다. 그는 한 때 핸드폰 배터리 교체 사업으로 창업하였으나 핸프 폰 배터리가 탈착형에서 일체형으로 바뀌면서 첫 사업에 실패를 경험했다. 같이 창업했던 팀들이 새로운 사업을 찾던 중 인터넷 라디오 방송 서비스의 가능성을 보고 스푼 라디오 서비스를 개발했다. 


스푼 라디오 서비스는 누구나 라디오 방송 DJ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터넷 플랫폼이다. 그는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공지능 스피커가 출시되고 오디오 콘텐츠에 대한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면서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도 받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때부터 오디오 콘텐츠를 오랫동안 축적해온 결과 스푼은 수백억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해가고 있다.  


최근에 어떤 세미나에서 스푼의 비즈니스 활동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MAU(Monthly Active User: 한 달간 서비스를 이용하는 회원)가 백만 명 정도 되는데 2018년에 230억의 매출을 했다고 한다. MAU 수에 비하면 매출 규모가 상당히 이례적으로 높은 성과이다. 

 

               사진출처: platum.kr


필자는 스푼 라디오 서비스의 경쟁력은 정보통신 기술 못지않게 힐링 콘텐츠에 있다고 생각한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는 외로움으로 아픈 사람이 많다. 재미있는 오락거리가 과거에 비해 훨씬 많아졌지만 사람들은 더 외로움을 느낀다. 외로움은 우울증을 유발한다.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사회적 명성도 있는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기사들을 접할 때마다 우울증의 사회적 심각성이 크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스푼 라디오 서비스는 이러한 외로움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필자가 어릴 때는 가족이 모두 모여 밥을 먹었고 TV를 같이 보며 웃고 떠들며 그렇게 밤 시간을 보냈다. 학생 때는 친구들과 어울려 놀며 우리의 미래에 대해 논쟁도 하고 시를 베껴가며 사랑도 하고 모두 가까이 모여 있었다. 가난했지만 외롭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 폰이 대중화되고 인터넷 세상과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는 지금 가까운 사람들끼리도 소통하는 시간은 급격히 감소했다. 인터넷을 통한 소통의 시간은 많아졌지만 그러한 소통은 외로움을 해결해주지 못했다. 비록 인터넷이지만 DJ들이 회원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면 회원들은 DJ에게 별풍선 (회원들이 DJ에게 주는 기부금)을 쏴준다. 가치를 쉽게 인식할 수 있는 물리적 상품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마음을 위로받았다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시대가 된 것이다. 현대 사회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각박해져가고 있어 이러한 힐링 콘텐츠 시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힐링콘텐츠는 VR기술을 활용해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구글 카드보드, HTC 바이브, 오큘러스 리프트, 삼성 기업 VR, 플레이스테이션 VR HMD(Head Mounted Device: 머리에 장비를 쓰고 영상을 볼 수 있는 것) 등이 시장에 출시되어 HMD를 통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영상을 보여주거나 VR기술로 만든 가상의 공간에서 수행할 미션을 제공하고 그 미션을 수행하도록 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 옴니씨앤에스는 헬스케어 분야에 콘텐츠를 활용하기 위한 시도를 진행 중이다. 개인의 뇌파 정보와 질문지에 의해 스트레스 유형 및 스트레스 지수를 진단하고 스트레스 유형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전국에 있는 보건소에 스트레스 진단 및 힐링 콘텐츠를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사진출처: 옴니씨엔에스 홈페이지


회사 동료의 어머니는 남편과 사별한 이후 시골에서 홀로 지내는데 안방과 거실에 항상 TV를 켜놓고 있다고 한다. 시골집에 혼자 지내는 것은 젊은 사람들도 힘든 일인데 가족 모두가 뿔뿔이 흩어져 살기 때문에 예전에 비해 노인의 삶이 더 고독해졌다. 사회가 핵가족화되고 주거문화도 여러 세대가 함께 살기 어려운 환경이다.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들이 도시의 자식 집에서 사는 것도 몸과 마음이 불편해서 대부분 홀로 시골집에서 살기를 원한다. TV광고 중에 자식이 시골에 있는 부모님에게  "어머니 보일러 나 드릴게요"라고 하는 것이 있다. 당시는 보일러가 시골에 있는 부모님에게 최고의 선물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힐링 콘텐츠 광고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힐링 콘텐츠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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