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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정 Aug 08. 2019

한국인의 콘텐츠 기질

한국인에게 딱 맞는 콘텐츠 산업 

우리 민족은 놀 줄 아는 민족이다. 

우리나라 선사시대의 벽화들을 보면 우리 민족이 노래하고 춤추는 축제를 즐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농사일을 하면서 부르는 다양한 농요가 있는 것을 보면 우리 선조들은 고된 일마저도 재미있는 놀이로 만들어 일도 놀듯이 하려고 했다. 아마도 이런 놀 줄 아는 기질이 한국인이 문화예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물을 배출하고 있는데 기여했을 것이다. 


한국인의 기질은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의 음악 장르는 팝송과 K팝만 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다. 미국에 비해 국내 시장규모도 작고 기술력이나 자금력이 부족해 글로벌 시장 진출이 어려운데도 K팝이 전 지구적 팬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대단한 성과다. 봉준호가 감독하고 국민배우 송강호가 주연한 기생충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내로라하는 할리우드의 감독과 배우들이 만든 영화를 제치고 세계적인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것 또한 우리 한국인의 콘텐츠 기질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영화만이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할리우드 영화와 경쟁해서 1,000만 고객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어느 영화인의 자랑처럼 우리나라 영화가 뭔가 특별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필자가 미국에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 남미에서 미국으로 이민 와서 살고 있는 이웃이 퇴근해서 한국 드라마를 즐겨본다는 것을 듣고 신기했던 기억이 있다.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와 익숙하지 않은 문화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한국 드라마에 열광했다. 한국의 콘텐츠 속에는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옳다 그르다와 같이 구분하기보다는 좋다 싫다로 구분하는 성향이 있는 듯하다. 이는 개인의 개성이 강한 민족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릴 적에 달달 외던 '국민교육헌장'에 저마다의 소질을 개발하여 인류공영에 이바지한다는 국민의 사명이 들어있으니 한국인은 자기의 개성을 발휘하여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게 된 것일까?


콘텐츠는 개성을 표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심한 부분까지 완성도를 높여야 고객이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다. 이야기가 성공하는 콘텐츠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영상, 음악, 음향, 연기, 소품, 로케이션 등 다양한 요소가 완벽하게 결합되어야 한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업 대표와 만나 우리나라 CG의 경쟁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질문한 적이 있다. 그는 우리나라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들의 손 끝에 그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김치 맛이 엄마의 손 끝에서 나오는 것처럼 우리가 보는 영화의 CG 장면이 엔지니어의 손끝에서 완성된다는 것이다. 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을 예술적 감각이 있는 엔지니어, 디자이너들이 CG로 작업하면 자연스러운 장면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고객들이 훨씬 그 영상에 몰입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의 이병철 회장님이 반도체를 처음으로 시작할 때 전 임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손끝이 맵기 때문에 섬세한 작업이 요구되는 반도체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라고 한다. 콘텐츠 분야도 한국인이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소프트웨어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잘게 나누고 여러 사람들이 분업으로 개발하여 전체로 통합하여 그 기능을 실현하기 때문에 한국인의 기질과는 잘 맞지 않는 분야다. 한국인이 개인은 창의적이고 똑똑하지만 대규모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잘 못하는 이유가 있다. 큰 프로젝트를 잘게 나누어 개인들 간 협력을 통해 프로젝트를 완성해가야 하는데 한국인 들은 이렇게 일하는 방법에 서툴기 때문이다. 큰 프로젝트를 잘게 나누어 서로의 R&R(Role and Responsibility: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규정)을 명확히 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유발되곤 하는데 이때 서로의 감정이 상해서 R&R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각자의 생각대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때문에 개인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통합하면 그 효율이 나쁘기도 하고 향후 개발환경이 바뀔 때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가 어려워 소프트웨어 개발 생산성이 낮게 된다. 


연일 방송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대해 보도되고 있다. 필자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백 퍼센트 공감한다. 그러나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깊은 성찰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산업의 미래를 어디에 걸 것인가? 


소프트웨어 아니면 콘텐츠...?


강점에 집중하라!!

필자는 한국인이 가진 콘텐츠 기질이 잘 발휘될 수 있는 콘텐츠 분야가 우리나라의 핵심 전략산업이 될 것이라고 믿어본다.



그림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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