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하는 여자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면서...

by 세정


질퍽한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출근길


지하철 벤치에 쪼그리고 앉아

앞머리에 파머롤을 왕관처럼 쓰고

바삐 화장을 하는 여자는

전쟁에 출전하는 병사의 완전군장처럼

비장하다


검정색 핸드백에는

에센스크림과 몇 개의 립스틱과 색조화장품만이

늙은 궁녀가 임금의 간택을 기다리듯

뒹굴고 있다


혹시 탄창을 두고왔나 걱정하는 병사처럼

어렵게 한 화장이 맘에 안드는지

계속 머리를 만지작거리고

연신 거울을 본다


이제, 세상은 4차 산업혁명으로 어수선한데

그녀는 빨강 립스틱으로 이 더러운 세상을

화장하고 있다


이른 새벽

그녀는 무엇을 위해 투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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