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의 항공이야기
햇수로 11년차다.
이 길에 들어선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조종사의 꿈을 가졌다.
삼촌이 항공사 조종사여서 어린 눈에 동경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비행기 조종사' 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 안에 뜨거운 열정은 없었다.
수능을 잘 보지 못 했고 나는 조종사는 물론이고 항공과는 전혀 무관한 전공을 선택 아니 선택당하였다.
점수로 갈 수 있는 곳으로 나를 밀어 넣었다.
후회하고 싶지 않지만 그 시절의 내 모습이 나는 안타깝다.
평균적으로 보면 조종사는 물론이고 항공사 취직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여전히 장래희망은 '조종사'
군대를 다녀와서는 조금 현실 감각이 생겼는지 '항공사 직원'이라는 옵션이 생겼다.
그래도 '객실 승무원'은 생각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내가 냉철하게 현실을 판단한 것은 나의 외모였기 때문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살을 빼기가 쉽지가 않다.
나는 거의 평생을 경도에서 중도 비만사이를 돌아다니고 있다.
그렇게 졸업을 했다.
모든 열정을 쏟아 붓고 철두철미하게 취업준비를 해야 했으나
나는 그러지 않았다.
후회하고 싶지 않지만 나는 그 시절의 내 모습이 안타깝다.
이력서 한줄을 넣기 위해, 또 용돈을 벌기 위해 계약직 인턴을 하며 취업준비를 했다.
졸업 후 약 1년간 항공사에 지원을 했으나 모두 1차 서류에서 떨어졌다.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지원한 것은 아니지만
떨어진 소식을 접해도 나는 그리 슬프거나 힘들진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생각을 하지 않아도 나는 알고 있었나보다.
졸업한지 1년 가까이 되니 물류회사, 무역회사, 계약직 등의 자리에도 넣어보면서 면접도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거의 만 1년이 되는 어느 날.
모 항공사의 채용소식을 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