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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ita Oct 25. 2016

푸른 아드리아해에 몸을 띄우다

#30. 크로아티아 자다르 비치

크로아티아 여행을 하면서 오랜만에 쨍한 날씨가 하늘을 채운다.

파스텔 빛깔의 하늘에 살포시 얹어 놓은 구름.     

햇살이 따스하게 반짝이는 이런 날이면

모름지기 해수욕을 해야 한다.     


물 한 병과 빵 몇 조각, 카메라를 챙겨 근처에 있는 비치로 곧장 향했다.

그동안 흐린 날씨 탓에 물속에 발도 제대로 못 담가 아쉬웠던 찰나에 오늘은 날씨가 도와주려나보다.     


자다르 외각에 위치한 콜로바르 비치는 조금 작고 아담하다.

시끌벅적하고 소란스러운 비치가 아닌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사람이 아닌 바다를 만나고 싶다면 이만한 해변이 없다.

문득 처음 여행을 와서 발을 담갔던 해변이 떠오른다.

자유롭게 모래를 밟으며 거니는 외국인들을 보며 그 속에서 해수욕을 즐기려는 내가 왠지 모르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가끔 눈치를 보기도 했었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어느새 자유로운 비치의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해수욕을 하는 내 모습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긴 듯하다.

무엇보다 이런 날에 해수욕이 하고 싶어 지는 걸 보면 말이다.

물가 바로 앞에 비치타월을 펴고 자리를 잡는다.

파라솔이나 썬베드는 없지만 머리 위로 뜨거운 햇살을 내뿜는 해를 바라보며 발을 뻗어본다.


다리 사이로 뜨거운 햇살이 내려앉는다.     

고개를 들어 바다를 바라본다.

발아래 펼쳐진 아드리아해의 물은 제각각의 자갈이 다 비칠만큼 맑고 투명하다.


일렁이는 새하얀 파도가 발아래까지 다가와 부서지고, 다시 부서진다.

파도가 춤을 추는 아드리아해를 보고 있으니

당장이라도 바다에 뛰어들고 싶어

들뜨는 마음을 추스리기가 힘들다.     


한껏 들뜬 마음을 안고 조그맣고 커다란 자갈들을 밟으며 물속에 발을 담근다.

살짝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니 그제야 시원한 아드리아해가 온몸을 감싸 안는다. 


아드리아해에 몸을 띄우고 하늘과 구름바라본다.

어쩜 이렇게 날씨까지 딱 맞아떨어지는지.

역시 오늘은 해수욕을 하길 잘했다.     

마치 신선놀음이라도 하

크로아티아의 눈부신 가을 하늘 아래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시원한 아드리아해를 누비고 있다.


지금은 그 무엇하나도 부러울 것이 없다. 

이 넓고 광활한 아드리아해가 날 품고 있으니 말이다.     

여긴 지금 아드리아해이고,

투명하고 은 물 속에 내가 있다.  

   

잠시 쉴 겸,

물 밖으로 나와 촉촉한 물기를 햇살에 말린다.

잠시 노곤한 몸을 기대어 누우니 파란 하늘에 눈이 부시다.  


오늘은 유난히 하늘이 참 예쁘다.

그 아래 드넓게 펼쳐진 아드리아해가 참 예쁘다.

이 순간 속에 내가 있다는 사실이 참 좋다.     

자다르에 온다면,

자다르의 가을 하늘이 쨍쨍하게 빛나고 있다면,

살랑대는 바람 위로 푸른 하늘과 새하얀 구름이 넘실거린다면,


자다르의 비치로 가자.

그리고 쪽빛 아드리아해에 몸을 띄워보자.     

어쩌면, 크로아티아의 천국을 맛볼지도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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