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늦깎이 시인이야

14화:방향치

by 김정걸

무궁화로

매일 출퇴근

그래도 아직

평택과 서울 방향이

반대로 느껴져 당황스럽다.


심한 길치(癡)도 아닌데

왜 그럴까

수원역에서 미로 같은 역사(驛舍)를

빙빙 돌고 난 탓인가

아니면 서울에 대한 향수인가


그래도 나는

행인에게

길을 묻지 않는다

어차피 그들도

같은 방향치(癡) 일 테니까


인생의 방향치(癡)

그 어떤 것이

나의 나침판이

되어줄 것인가

어디로 갈까


잠시 후

불국역(佛國驛)으로 가는

푸른빛 평택 환승역입니다

집착은 내려놓고

가방은 잘 챙기기 바랍니다


내 마음에

새로운 길을 터 준

안내방송을 뒤로하고

평택역 플랫폼에

내려서는 나.


이제야 겨우 길을 찾았다.

서울에 대한 향수를

내버린 덕분에

내가 버렸던 평택을 찾았다.

이제야 겨우 나를 찾았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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