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늦깎이 시인이야

15화:어른들이 연을 날린다.

by 김정걸
봉황연.png


만석공원 오후 2시

꼬마들이 연을 날리며.

메뚜기처럼 풀밭을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꼬마들아, 나 자련다

바람 친구 풀잎 사이로

눕자 맥없이

이 연 저 연 곤두박질


이때다 싶어 어른들이

달려들어 죽은 연을

손으로 가로챈다

이놈들아 내가 살릴게


허허 허허 신명 나게

얼래들을 휘감아가며

버티는 연 당긴다네.

고래 잡는 어부들처럼


어이 영차 어이 영차

이놈들아 일어나거라

어이영차 어이영차

이놈들아 도망쳐 보아라


하얀 연은 가오리로

붉은 연은 봉황으로

둔갑하여 하늘 바다를

파다닥 자맥질한다.


하하하 우리 아빠

죽은 연을 살려내는

대마법사 천하장사

꼬마들은 두 손 엄지 척.


바람 많은 만석공원

시름 많은 어른들이

인생 연을 날리는 곳

좁은 어깨 절로 커진다.


만석공원 오후 6시

꼬마들이 집에 가도

어른들은 저녁까지

희망을 그물질한다

토,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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