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내 구두짝의 영정 사진
내 구두짝의 영정 사진
김정걸 작
평택행 무궁화 열차
다리 꼬고 창밖 풍경 감상
무심코 마주친
내 구두 바닥
내 무거운 몸을
지탱하느라고
온통 생채기 투성인
낯선 얼굴
그 누구 하나
봐주는 사람 없는 데도
고운 문양으로
예쁘게 화장
그동안 너를 잊고 살아
너무 미안해
나 좀 봐줘하는 모습
민망해
처음으로
내 구두 바닥을 사진으로 찍어주다
내 마음속에
너 하나쯤은
사랑으로 기억해도
괜찮겠지
일어서면 또
잊겠지만
2020년 2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