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심근경색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일이다. 집중 치료실에 들어간 지 열흘 만에 일반 병실로 옮겼다. 수액을 바꿔주러 온 간호사는 혈변이 있다고 나에게 말했다. 내시경 검사 결과 대장에서 조그마한 용종 3개가 발견됐다.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거다. 추후 제거하면 된다는 의사 소견이다. 중한 증세가 아니라는 말에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나도 몰랐던 혈변을 간호사는 어떻게 알았을까? 궁금해 간호사에게 물었다. “환자에 관심이 많아서예요.”라는 대답과 함께 갈아입은 환자복에서 보게 되었다는 얘기다. 불편한 몸 때문에 환의 하고 병실 침대에 그대로 방치한 것을 본 모양이다. 세심한 관찰력이다. 간호사는 환자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환자가 밥을 얼마큼 먹었는지, 소변 색깔과 양은 어떤지, 몸 상태는 양호한 지 그런데 간호사 소명이라 하기에는 벗어난 관심도 가져야 한다. 그래야 환자 상태가 호전되기도 한다. 심지어 환자의 생명도 살리기도 한다. 간호사의 세심한 관심 덕에 용종을 제거할 수 있었다. 심장도 빨리 호전됐다.

관심은 관찰에서 생긴다. 유튜브를 이용하다 보면 ‘회원님을 위한 추천 동영상’이라 알려준다. 인터넷 포털이나 쇼핑몰에서도 ‘최근 회원님이 본 상품’이라며 상품을 추천해 준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회원님이 좋아할 만한 추천 영화’라며 영화 추천도 한다. 데이터도 나를 관찰하고 관심을 가지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나의 ‘관심 촉’은 얼마큼 발달하여 있는가?


컨설팅 기업인 IDEO(아이디오)의 창업자 톰 켈리는 “당신이 아끼는 것에 집중하라. 하지만 관심이 거기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새로운 잡지도 구독하고, 현재 생활과 무관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동영상도 보고, 비록 생소한 분야라 해도 권위자들의 강의에도 참석하고, 오디오북도 듣고, 흥미로운 정보를 수집하는 사이트를 방문하라.”라고 권한다.

다른 곳에 관심과 호기심을 기울일 때 혁신적인 생각이 발현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아인슈타인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탁월한 장점이 무엇인지 묻는 말에 “나에게 특별한 재능은 없다. 단지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질 뿐이다.”라고 답했다. 끊임없는 호기심과 관찰 때문에 탁월함의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는 말이다. 비범한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생각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사소한 생각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관찰한다. 그래야 특출해진다.


내가 하는 일은 폭이 넓다. 일에 대한 행동반경이 넓은 만큼 관심의 폭도 넓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주변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가진다. 영화, 책, 음악, 전시, 디자인, 사람까지도 관심을 가진다. 영감을 얻기 위한 노력이다. 관심이 깊어진 탓에 영화나 음악은 보고 듣는 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영화는 천 편 이상을 모았고, 음반은 수천 장이나 가지고 있다. 보고 듣는 안목이 높아져 평론도 가능하다. 심지어 관련 자료들도 몇 상자다.

특히 책에 관한 관심은 요즘 들어 부쩍 높아졌다. 깊어진 관심은 작가들을 사귀게 했다. 이젠 글도 웬만큼 논리적으로 쓴다. 책 출간 결심도 관심에서 비롯됐다. 디자인도 보는 것, 하는 것, 초보 수준 이상이다.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어느덧 준전문가 수준에 이르렀다. 호기심으로 가득 찬 영감은 색다른 아이디어가 돼 용암처럼 솟구쳤다. 1인 기업을 10년 동안 운영하며 굵직한 기획만 300건의 이상을 기획했다. 그중 관심에서 얻은 영감으로 기획한 일은 절반을 차지한다.


행사 장비를 대여하는 제일종합렌탈의 정재일 대표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은 기업가다. 그는 모든 거래 업체 대표에게 관심을 가진다. 나에게도 명절 때마다 손편지와 함께 와인 선물을 한다. 몇 년째 그와 거래하지 않고 있어도 때가 되면 사무실에 선물이 도착해 있다. 내 생일날에도 어김없이 선물이 집으로 배달된다. 미안한 마음에 어느 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잊지 않고 손편지와 와인을 주시니 한편으로는 감사하고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거래도 하지 않은 기업에 관심을 표하니 어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겠는가?

미안해하는 말에 그의 대답은 이랬다. “아닙니다. 오랫동안 저희와 함께하셨으니 보답은 해야죠, 그리고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언제든지 대표님과 함께하겠습니다.” 얼마나 감동적인 대답인가. 관심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 일이다. 몇 년 동안 거래하다가도 잠시 소홀했다고 관계를 끊어버리는 냉정한 비즈니스 관계에 그의 그런 관심이 고맙게 느껴졌다. 얼마 전 제법 큰 행사를 맡게 되었을 때 그에게 행사를 맡겨 체면치레를 하게 되었다.


기업가는 사람에 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사람의 마음을 얻거나 주지 못하면 성장하지 못하는 게 불변의 진리다. 미국 화장품 회사 메리 케이의 CEO 메리 케이 애시는 사람에 관한 관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사람의 가슴에 나는 관심받고 싶다는 목걸이가 걸려 있다고 생각하고 사람을 대한다.” 사람에 관한 관심 정도에 따라 성공 여부도 판가름 난다.

기업가마다 관심을 기울이는 대상과 크기는 다르다. 성공적인 기업가들은 공통적으로 관심에 관심을 둔다. 비즈니스의 새로운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관심을 얻고, 가지고, 잘 다루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관심을 관리하고 경영하지 않으면 기업은 도태된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관심을 두고 경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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