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두부 향에 대한 단상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냄새'는 빈부 격차를 가르는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잔인한 메타포다. 가난한 자들의 몸에 밴 ‘지하철 냄새’는 그들의 사회적 지위와 정서를 옭아맨 장치다.
보고, 듣고, 만지는 감각은 의식적인 통제가 가능하다. 만지지 않고, 보지 않고, 소리를 차단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각은 예외다. 호흡이 생명인 인간은 냄새로부터 달아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를 막아도 결국 숨을 쉬어야 하기에, 후각은 인간이 유일하게 자발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감각이다.
이 통제 불가능한 후각의 특성은 대만을 처음 방문했을 때 극명하게 다가왔다. 번화가뿐 아니라 편의점 깊숙한 곳까지 스며든 취두부와 마라의 쿰쿰한 향은 첫 경험자에게 강렬한 악취로 다가와 당황하게 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두 번째, 세 번째 방문할수록, 그 냄새는 더 이상 악취가 아닌 그 땅의 풍미(風味), 즉 현지인의 일상이 담긴 향으로 적응되었다.
결국, 후각은 우리의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유일한 감각이지만, 역설적으로 반복된 경험을 통해 가장 강력하게 적응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악취’와 ‘풍미’의 경계는 코가 아닌, 시간과 경험이 결정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