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배고프고, 국경은 막히고...

아르헨티나: 엘 찰뗀에서 엘 깔라파떼로 이동 - 2015/05/20(수)

by 민경화

어제 오후부터 인터넷 연결이 안 됐다. 호스텔 주인아저씨는 날씨가 나쁠 때면 종종 생기는 일이라며 느긋하게 설명하지만, 다음 여행지의 숙소와 이동 방법을 미리 찾아보고 예약해야 하는 여행자에게는 그리 느긋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시애틀에서 왔다는 스테파니는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며 어젯밤부터 주인아저씨를 닦달하고 있었다. 우리도 다음 여행지인 우수아이아로의 이동과 숙소 예약 때문에 답답한 상황이었으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993A183359F5F1AB2F7BB2 숙소에서 키우는 양
99CF873359F5F1AE252D82 숙소 주방에서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더 나쁜 소식은 칠레의 국경이 파업으로 닫혀서 칠레로의 육로 이동이 전면 중단됐다는 것이다. 우리의 계획은 오늘 엘 깔라파떼로 돌아가서 하루 머물다가 내일 지구의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로 이동하는 것이었는데, 아르헨티나 땅인 우수아이아로 가는 길은 칠레 국경을 건너야 했으므로 당장 다음 일정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부족한 대로 식재료를 사다가 주방에서 점심을 만들어 먹고, 오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일단 엘 깔라파떼로 이동했다. 제대로 된 부식거리도 없는 엘 찰뗀에 있는 것보다는 당장 칠레 국경을 넘지 못하더라도 먹고 살 걱정은 없는 엘 깔라파떼로 이동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였다.

인터넷이 안 되는 상황이었으니 엘 깔라파떼에서 머물 숙소도 예약하지 못한 채 버스는 캄캄한 저녁에 엘 깔라파떼에 도착했다. 혹시나 싶어 버스 예약 창구에 물어보니 우수아이아행 버스는 칠레 국경 파업으로 운행이 안 된다고 했다. 만약의 경우 파업이 해제될 수 있으니 다음 버스를 예약하라기에 다음날 아침 버스를 예약하고 터미널 밖으로 나와 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숙소를 찾아 들어갔다. 하룻밤 사이에 국경 파업이 풀려서 이동할 수 있기를 간절히 빌며 눅눅한 침대에 몸을 눕히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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