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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s 깜빠뉴 Mar 30. 2021

목구조 VS 철근콘크리트(RC)구조

나무집이 좋을까, 콘크리트집이 좋을까.

땅을 사고 나서 설계를 맡길 건축가를 만나기 전에 건축주가 꼭 결정해야 할 것은 바로 어떤 재료로 집을 지을까 하는 것이다. 건축가를 결정하기 전에 이 문제를 먼저 살펴야 하는 이유는 건축가가 경험이 많아서 목구조와 RC조 둘다 설계를 잘할 수도 있겠지만, 목구조를 설계하는 것은 철근콘크리트구조를 설계하는 것과는 아주 다르기 때문에 목구조로 집을 짓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목구조 설계를 해본 경험이 있는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기는 것이 더 좋다. 

아파트가 대부분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져있고 목구조 주택은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선뜻 목구조로 집을 짓겠다고 마음을 먹기는 어렵다. 하지만 두 번 집을 지으면서 두 번 다 목구조로 집을 지은 장본인으로 목구조의 장점에 대해 좀 더 어필해볼까 한다.


먼저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가장 큰 장점은 아주아주 오래된 시공법이기 때문에 이미 오랜세월 검증이 끝나서 별탈 없이 공사가 진행이 된다는 것이다. 사실 목구조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일본식과 북미식 목구조는 실상 온돌로 바닥 난방을 하는 우리나라의 구조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시공사마다 자기들만의 스타이로 시공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단열이나 지붕구조나 모든 것이 이것이 맞고 저것이 틀리다로 의견이 분분하고 비전문가인 건축주 입장에서 그 많은 세부사항을 봐도 무엇이 딱 옳은 방식이다라고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목구조의 경우에는 더욱 경험이 많은 신뢰할만한 시공사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다.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두번째 장점은 예쁜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경량목구조의 경우에는 벽체가 지붕이나 윗층을 떠받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넓게 탁 트인 공간을 만드는데 제약이 있다. 물론 중목구조로 한다면 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하면 건축가가 원하는 어떤 형태의 집도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좀 더 예술적으로 멋진 집을 지을 수 있다. 건축주가 원하는 집의 형태가 일반적이지 않거나 실내에 탁 트인 넓은 공간을 원한다면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짓는 것이 좋다.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단점이라고 한다면, 긴 공사기간이다. 대체로 목조주택의 골조공사는 1,2주일이면 완성이 되는 것에 비해 철근콘크리트 구조는 몇 배 이상 오래 걸린다. 예전에는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공사비가 목조주택보다 30%이상 더 든다고 했었지만, 요즘에는 목재비의 상승으로 목구조 공사비가 많이 올라서 공사비 측면에서는 크게 차이는 없다고 한다.

목조주택이 철근콘크리트 주택보다 더 친환경적이라는 생각에 처음 집을 지을 때 목구조를 선택했었는데 실상 유해물질은 내장마감재에서 더욱 많이 배출된다고 하여 구조에 따라 더 친환경적이다 아니다를 판가름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목구조 집에서 처음 살아보고 제일 좋았던 점은 보송보송하다는 점이었다. 목조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습도조절이 어느 정도는 자연스럽게 된다는 것이다. 장마철에도 집 내부는 다른 날과 동일하게 보송보송하고 습도가 높다는 느낌이 없고 겨울철에도 그렇게 심하게 건조하다는 느낌이 없다. 

그리고 두 번째 장점은 벽체가 철근콘크리트 구조보다 얇기 때문에 같은 평수라고 하더라도 목구조가 실내면적이 조금 더 넓다. 

목구조의 가장 큰 단점은 방음문제이다. 첫번째 집의 경우에는 1층방이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도로와 접해 있었는데, 일요일만 되면 도로 건너편의 성당에 오는 사람들이 차에서 내리며 차문을 쾅 닫는 소리에 깜짝 놀라 깨곤 했다. 내부도 층간소음이 엄청 심하다. 우리 가족만 사는 집이라 1층에 있어도 2층에 있는 아이들이 그저 이 방에서 저 방으로 가는구나를 알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하면 되지만, 만약 1,2층으로 나뉜 듀플렉스(땅콩집)을 짓는다면 층간소음에 더욱 신경써서 시공해야 한다.


목구조에는 경량목구조와 중목구조가 있는데, 경량목구조는 북미식으로 벽체가 집을 받치는 구조이고 중목구조는 일본식이나 한옥처럼 기둥이 집을 받치는 구조이다. 기둥이 집을 받치다보니 벽체는 경량목구조보다 더 얇고 실내에 탁 트인 넓은 공간을 설계할 수 있다. 중목구조는 설계방식이 경량목구조와는 또 다르기 때문에 꼭 중목구조를 설계할 수 있는 건축가나 시공사에서 설계를 해야 한다. 경량목구조보다 설계에 자율성이 더해지므로 건축가에게는 경량목구조보다 매력적인 시공법이다. 하지만 건축주 입장에서는 경량목구조보다 시공비가 더 많이 들고, 실제로 중목구조의 집을 방문했을 때 너무 얇은 벽체때문에 창틀마감이나 이런 것들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중목구조의 장점으로는 미리 재단해와서 조립만 하면 되기 때문에 매우 짧은 공사기간을 많이들 이야기하는데 골조공사는 경량목구조도 실제로 오래 걸리지 않아 둘을 비교했을 때 기껏해야 1,2주정도 차이가 나므로 큰 장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인테리어상 자연스럽게 나무보의 노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식이나 한옥 인테리어를 선호한다면 중목구조를 고려해봄직하다.


조용한 동네에 평범한 모습의 우리 가족끼리 살 집을 짓는다면, 철근콘크리트 구조보다는 목구조 주택을 추천하고 싶다. 무어라 딱 설명하기 어렵지만, 목조주택만이 주는 어떤 포근함, 편안함이 있기에 조금 더 작은 단독주택에 적합한 구조가 아닐까하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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