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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향기와찬양Lim Sep 06. 2023

거미의 아침(자작시)

- 거미줄에 걸린 자들에게

아침마다

나를 빼닮은 직장인들이

동동거린다

거미줄에 걸린 생명처럼



아파트 정문 앞

거미네 공사장은

밤새 분주했던 모양이다

개발 비리 없이

철근 누락도 없이

준공식 테이프를 자른다



영롱한 물방울이

먼저 걸려들었다

몇 마리 곤충도 거미줄에 묶여

자투리 생을 부여잡고 발버둥 친다



거미의 아침은 안녕이나

서늘한 바람이 분다

수많은 줄을 뜨개질하여

집을 지었던 그곳에


[거미가 집을 짓기 시작했다. / 슬슬 거미 자신의 몸뚱이보다 큰 놈이 걸려들었다.]


[정교하게 거미줄을 쳐 놓고 걸려든 몇몇 곤충들의 바둥거림을 지켜보는 거미]


[대문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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