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아침(자작시)
- 거미줄에 걸린 자들에게
아침마다
나를 빼닮은 직장인들이
동동거린다
거미줄에 걸린 생명처럼
아파트 정문 앞
거미네 공사장은
밤새 분주했던 모양이다
개발 비리 없이
철근 누락도 없이
준공식 테이프를 자른다
영롱한 물방울이
먼저 걸려들었다
몇 마리 곤충도 거미줄에 묶여
자투리 생을 부여잡고 발버둥 친다
거미의 아침은 안녕이나
서늘한 바람이 분다
수많은 줄을 뜨개질하여
집을 지었던 그곳에
[거미가 집을 짓기 시작했다. / 슬슬 거미 자신의 몸뚱이보다 큰 놈이 걸려들었다.]
[정교하게 거미줄을 쳐 놓고 걸려든 몇몇 곤충들의 바둥거림을 지켜보는 거미]
[대문사진: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