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요즘 나는 다른 차원의 두 세상에 사는 느낌을 받는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과, 여전히 고립된 사고방식. 우린 점점 극단적으로 생각한다. 또, 놓치고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사라지고, 구역질이 날 정도로 싸우고, 망가뜨리고, 상처 주려 한다.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려는 마음은 사라진 채, 오로지 자기 진영을 위해 상대를 짓밟으려 드는 모습만이 남아 있다.
많은 것을 바꿔나가려면, 사회 구성원들도 변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정치인들이나 사회 시스템 자체가 문제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정치인은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결국 사람들이 가진 가치관, 욕망이 정치라는 무대 위에 더 크게, 더 적나라하게 투영되는 것이다. 즉 비단 정치인들 ’만’의 문제인가? “우리 모두의 욕망과 멘탈리티를 재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지는 않은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장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꿔나가자는 의미이다.
진보적인 것이나 보수적인 것 그 어떤 것이든, ‘극단적인 것’에 대한 것은 경계심이 필요하다. 지나친 것과 극단적인 것은 다른 말로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우리 일상 속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극단적인 낙관론자는 낙관적 생각에만 빠져 문제제기를 하지 못하며, 극단적 비관론자는 비관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무언가를 실행에 옮기는 작업을 할 수 없다.
극단적으로 급진적인 변화는 오히려 반작용을 낳고,
반대로 너무 많은 것을 지키려고 하는 것은 퇴보를 부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은 지금 '본질'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껍데기를 좇고 있다. 결혼을 할 때 사랑이 아닌 다른 것을, 음식을 먹을 땐 맛이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한다. 그 속에서 길을 잃게 된다. 물론 현실 정치와 정치 이론 사이에는 큰 괴리가 존재한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는, 현실은, 너무나 다층적이고 복잡하다. 이론 하나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정치란 본질적으로 공존을 고민하는 기술이어야 한다. 정치 철학을 떠나서, 우선 더 나은 방향으로 사람들을 이끌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또, 지키고자 한다면 무엇을 지키고 싶은 건지, 바꾸고자 한다면 무엇을 변화시키고자 하는지부터 내가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균형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삶이 힘들고 고되더라도, 개인들은 조금 더 긴 호흡으로, 거시적인 측면에서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사회는 현재 너무 조급하고, 중도를 포기했다. 이념을 관철시키고자 할 때 극단적인 방식이 아닌, 대화를 통한 양보의 방식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끝없는 싸움과 증오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어떤 세상이 좋은 세상인지, 어떤 것이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변화를 통해 한 층 더 좋은 세상으로 도약하기 어려울 것이며, 지키고자 하던 것들마저 모두 잃어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