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되고 싶다가

by 태태파파

설거지를 하다가 문뜩 다시 태어나면 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로 돌이 되고 싶은 건 아니고 가만히 쉬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근데 돌은 생각보다 바쁘다. 바람과 물에 의해 계속 움직인다. 심지어 깎여 나간다. 모난 부분도 둥글둥글해진다. 그리고 쓰임도 많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돌로 지었고 석기시대에는 사냥에도 쓰였다.


그러고 보니 돌은 유능한 사원 같다. 열심히는 안 하는데 일도 잘하고 주변 환경에 적응도 잘한다. 요즘 내가 추구하는 모습은 아니다. 육아휴직을 해 보니 회사가 엄청 중요한 곳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내 가족이 더 소중하고 나도 소중하다.


돌이 되면 좀 피곤할 것 같다. 지금 좀 귀찮더라도 설거지를 끝내고 쉬는 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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