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아빠 입에 과자를 한 알, 두 알, 세 알 계속 집어넣는다. 엄마가 과자를 새로 샀는데 못 보던 과자라서 그런지 아빠를 준다. 자기가 먹기 싫은 건 바닥에 떨어뜨리든지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준다.
언제 한번은 태오가 먹을 걸 나눠주자 할머니께서 감동하신 적이 있다. 물론 ‘나누어 먹자’의 뜻은 아니고 ‘대신 먹어라’ 내지는 ‘엄마 아빠 따라하기’ 정도일 것이다. 그래도 할머니께서 좋아하셨으니 잘됐다.
요 며칠 감기 때문에 잘 못 먹다가 다시 잘 먹기 시작했다. 밥 보다는 과일과 쌀과자를 더 좋아한다. 밥 먹는 도중에는 ‘귤’이나 ‘딸기’와 같은 단어는 사용할 수 없다. 밥 먹는 걸 그만두고 과일을 달라고 투정부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주황색 과일’처럼 암호로 대화한다.
잘 먹는 건 좋은데 계속 과자만 찾는다. 과자 달라고 부엌 쪽으로 간다. 양 팔을 들고 칭얼거린다. 엄마는 “울지말고 주세요~ 하면 줄게” 라고 하며 진정시킨다.
태오는 멀뚱멀뚱 바라보더니 다시 양팔을 흔들며 과자를 달라고 한다.
엄마는 새로운 과자를 꺼내서 줬다. 태오는 잠깐 쳐다보더니 웃으면서 나에게 가져온다. 그리고는 내 입에 한 알, 두 알 넣는다. 낯설어서 먹기 싫은 모양이다. 나는 “이게 더 맛있는 거야. 먹어봐” 라고 하며 집어서 보여준다.
한번 먹어보더니 맛있는지 다시 안 준다. 더 달라고 하면서 입을 벌리고 있는데도 모르는 척 한다. 웃기는 아저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