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가 흐르는 강에서, 우리의 모습을 보다

by Mr 언터처블

올해도 어김없이 동네 강이 연어들의 산란을 위한 회귀로 분주합니다.


예전에 노래방에서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을 참 많이 불렀었죠.

하지만 처음 본 이들의 모습은 너무나 처절하고 처참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후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강의 물살은 수영선수도 속수무책으로 떠내려 보낼 기세입니다. 하지만 연어들은 떠내려가지 않습니다. 멈춰 있지도 않습니다. 이미 너무 많은 힘을 써버려 더 이상 스퍼트를 올릴 힘이 남아 있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도 조용히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포기하지 않습니다.

더 이상 상류로 올라가는 것을 포기한 연어들은 그 자리에 산란하며 자신의 임무를 마무리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미 강가에는 산란을 완수했는지 못했는지를 알 수 없는 그들의 주검들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이 아픈 건 이런 목숨을 건 일생일대의 순간에, 잔인한 인간들이 그들이 다니는 길목에 자리를 잡고 낚시대로 연어들을 포획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에는 산란 시기에 엄격한 낚시 규정이 있지만, 이처럼 생의 마지막 힘까지 소진한 연어들을 포획하는 낚시꾼들을 윤리적으로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가 사는 세상도 다르지 않은 것 같기도 합니다. 모든 과업을 마무리하고 퇴직 후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선배님들, 자식을 위해 묵묵히 모든 희생을 감수하는 우리의 부모님, 남이 정신없는 틈을 타 무언가를 챙기려는 얌체 같은 사람들.


연어의 회귀로 바쁜 강물에 우리의 모습도 비춰지는 하루입니다.


오늘 다시 한번 더 연어를 통해 생명의 무게와 본능의 숭고함을 깊이 배웁니다.


“연어야~너희들의 고향강은 너희들을 잊지 않았단다.

마지막 힘을 다해 거슬러 오르는 용기와 숭고한 본능에 경의를 표해.

부디 무사히 다음 생명을 이어가렴.

너희의 힘찬 여정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응원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