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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용 Feb 04. 2021

숨고르기 연습

2020년, 서른여섯의 마지막 기록


서른여섯을 얼마남기지 않은 어느 날, 공황이 찾아왔다.

모든 것을 멈췄다. 엎어진 김에 쉬어가기로 했다.

이 글은 2020년, 서른여섯 끝자락에 서서 지난 날을 되돌아보며 쓴 글이다.

12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magazine 컨셉진으로부터 총 31개의 질문을 받고,

매일 서른하나의 대답을 1000자 이내로 하며 써 내려간 기록임을 미리 밝혀둔다.

 


자기소개


@mryon

 티비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에 시간을 쓰는 피디.

올해엔 한시라도 눈을 떼면 기어코 사고를 치고 마는 장꾸력 만땅 아들을 돌보는 아빠 캐릭터가 더해졌다.

 서른여섯의 ‘지금’은 각별했다. ‘지금’이라고 불렸던 매 순간들이 각자의 중력을 머금고 아주 미세한 균열을 부르고 있었다. 맡았던 프로그램을 둘러싼 논란을 관통하고 끝내 직접 문을 닫으면서, 그리고 아이와 교감하는 물리적 시간을 늘리며 전에 없던 ‘아빠’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체화하면서, ‘나’를 규정짓던 나만의 ‘삶의 기준’들에 대해 회의(懷疑)했다.


 허나 균열이 일어난 ‘인생의 바로미터’를 어떻게 바로 세워야 할지를 언어로 규정짓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의사 앞에서 통증을 두고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로 입을 떼는 비슷한 상황이랄까.


 인터뷰어가 된 적은 있지만, 인터뷰이는 되어 본 적 없다. <답하는 일>에 집중하며 나의 ‘지금’을 조금 더 구체화하고, ‘나’의 지금을 조정하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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