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로서 아님 여행자로서의 맛집 기록
나는 맛있는 음식 먹는 걸 정말 좋아한다. Eat to live 가 아니라 Live to eat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리고 조금의 식탐도 있다. 그래서 남편과 둘이 식당에 가면 항상 세 가지 이상의 메뉴를 시킨 곤했다. 내가 식탐이 생기게 된 이유는 조금은 슬픈 이야기라 나중에 기회 되면 하겠다.
나름 그동안 푸디(Foodie)라고 자부하며 맛집을 다녔고, 내 월급의 상당 부분을 투자했다. 금요일 밤부터 외식하며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맛집을 찾았다.
스트레스는 음식으로 풀었으며 음식에 어울리는 술 한잔 곁들이는 걸 즐겼다.
커피 좋아하고 매운 음식도 환장했으며 술도 좋아했던 나는 30대 초반 역류성 식도염을 처음 경험하게 된다.
목에 뭐가 걸린 그 느낌. 처음에는 진짜 목에 뭐가 걸린 줄 알고 이비인후과에 갔었다. 그리고 진단받은 역류성 식도염. 이후 몇 년 동안 위내시경을 할 때마다 같은 진단을 받았고, 약 먹고 며칠 조심하면 다시 괜찮아지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몇 년을 조심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겠다 했는데 웬걸 작년에 여행지에서 나는 위염을 처음 경험하게 된다. 이때는 이게 위염인지도 몰랐다.
처음으로 느끼는 명치가 타들어가는 느낌.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과 식은땀이 흘렀다. 처음엔 내 심장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가 하고 너무 무서웠다.
여행을 겨우 다녀오고 나서도 고통은 계속되었으며 짧은 기간 안에 5kg 이상이 빠졌다.
하지만 내가 지금 사는 곳은 뉴욕. 미국의 의료시스템에 문외한인 나는 병원 가는 게 극도록 무서웠지만 (돈이 얼마가 나올지 몰라서) 위 내시경을 받게 된다.
의사는 위염이라며 앞으로 산이 들어있는 음식, 과일, 커피, 술, 매운 음식, 기름진 음식들을 피하라고 했다. 그렇게 나는 그토록 좋아했던 매일 마시던 커피를 끊었다. 심지어 처음 몇 달간은 김치도 먹기가 힘들었다. 산이 들어있거나 매운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명치가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껴야 했다.
나는 마와 바나나를 섞은 주스를 매일 마셨으며 그냥 쌀밥에 양배추 볶음이나 죽을 먹어야 했다.
인생이 정말 재미없어지는 순간이었다. 먹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보니 사람들 만나기도 힘들었다.
그렇게 6개월을 조심하고 나서야 나는 다시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매일 마시던 커피는 일주일에 한두 번, 술도 한 달에 한두 번. 외식도 일주에 한번 정도 가능했지만, 음식양도 예전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조절해야 했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지만, 이제 나는 이렇게 신중하게 선택한 맛집들을 기록하려 한다.
입맛은 주관적이지만, 로컬로써 여러 번 다녀온 곳이나 여행지에서 찾아낸 성공 맛집들을 솔직하게 공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