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hew Cordell의 그림책 Wish
If the declining birthrate continues,
South Korea will be the first country on Earth to disappear.
만약 출산율 저하가 지속된다면,
한국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첫 번째 나라가 될 것이다.
-David Coleman, 옥스퍼드대 인구문제연구소
요즘 쇼핑몰, 특히 반려동물 출입이 허용된 쇼핑몰을 걷다 보면 유모차들을 자주 마주치게 됩니다. 3대 중 2대에는 아이가 아닌 반려동물이 타고 있더군요. 예전 같으면 아이들 소리로 너무 시끄럽다는 불만이 작렬했을 동네 놀이터엔 조용히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 뿐이고.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식당에 오는 젊은 부부를 보는 일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2022년 OECD국가 전체 중 가장 낮은 출산율인 0.78을 기록한 우리나라. 이 재난에 가까운 출산율의 원인은 어쩌면 출산 및 육아와 관련된 과도한 경제적 비용, 자기 시간의 손실, 감당 못할 책임감, 혹은 이제부터 아이가 마주쳐야 할 험난한 세상에 대한 걱정일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경험자(?)의 입장에서 말해보자면, 아이의 탄생에는 그 모든 문제를 사소하게 만들 수 있는, 보다 훨씬 근원적인 기쁨과 희망이 있습니다. 모든 생명의 탄생이 응당 그래야 하는 것처럼요.
코끼리 커플이 처음 삶을 함께하게 되었을 때, 그들에게는 서로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갖고 싶단 생각은, 그들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조차 모를 때, 이미 작은 "Wish(소망)"으로 싹텄습니다.
At first, there is us. 처음에는, 우리가 있었어.
There is only us. 우리만이 있었지.
But, even then, 하지만, 그때조차
even before we can know to know it 우리가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을 알기도 전에
we wish you were here. 우리는 네가 여기 있기를 원했어.
이 젊은 부부는 계획을 세우고, 배우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아이를 위한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은 준비가 되지요. 변화와 놀라움과 아이를 맞이할...
Ready for change, Ready for surprise... Ready for you.
그들은 기다립니다. 조용히 인내심을 가지고 미동도 없이.... 하지만 아이는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계획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모든 것은 멈췄습니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서 묘미가 있는 것이던가요? 결국 계획을 세우길 포기한 이 커플에게 어느 날 작은 소리가 들립니다. 점점 커지던 이 소리는 마침내 리듬이 되고 거대한 파도의 포효가 되지요. 그리고 그 파도는 이들 부부에게 아이를 안겨줍니다.
And with every feeling that was ever felt,
그리고, 우리가 느꼈던 모든 감정과 함께
everything happens,
모든 일이 일어났어.
That everything is you. 그 모든 일은 바로 너야.
That everything is us. 그 모든 일은 바로 우리지.
You are here. 네가 여기 왔으니까.
지금부터 19년 전, 2006년 1월을 저는 미국 뉴저지에 있는 JFK Medical Center의 Maternity ward(산부인과 병동)에 입원한 상태로 보냈습니다. 올해 성년이 된 아들을 임신하고 있던 때였죠.
사실 임신 32주 차에 생긴 몇몇 의학적 문제 때문에 병원에서 "bed-rest"하라는 의사의 명령을 받은 저는 한 달째 아이의 탄생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어요. 너무 일찍 태어나지 않기를 아무 문제 없이 태어나기를... 그때만큼 저 자신의 몸이 취약하게 느껴진 적은 없었습니다. 너무 크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엔 지나치게 약한 그릇 같았지요. (다행히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고, 딸같이 살가운 아들로 그때의 조마조마한 기다림에 대한 보상을 톡톡히 해 주고 있답니다.)
제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를 기다려 본 사람은 다들 알겠지만, 그 기다림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불임 클리닉을 통해 아이를 얻는 사람들이 많은 경우, 또 입양을 통해 아이를 만나게 되는 경우, 기약이 없기 때문에 더 힘들게 느껴지겠지요.
이 책이 부모가 되기 위한 준비와 그 기다림 속에 자리 잡은 좌절과 희망의 굽이치는 길을 잘 보여주고 있다면, 그것은 작가의 개인적 경험에 기초한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Wolf in the Snow"로 2018년에 칼데콧 상을 수상한 작가 Matthew Cordell은 오랜 기다림 끝에 아이를 얻게 된 본인의 경험을 살려 간명한 언어와 따뜻한 그림으로 "Wish" 시리즈를 그려냈거든요.
"Wish(너를 기다리며)" "Dream(너를 바라보며)" "Hope(너와 함께)"- 세 권의 그림책으로 이루어진 "Wish"시리즈는 아이를 기다리고 있는 예비 부모들, 기다리던 아이를 잃은 경험이 있는 가족, 그리고 입양을 계획하거나 입양을 통해 가슴으로 낳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모든 가정에게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이자 잔잔한 위로가 될 것입니다. 책의 제목처럼 힘든 기다림 끝에 남게 되는 희망을 품은 책이니까요. 그리고, 지금 또는 훗날 삶을 함께 하고 있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줄 수 있을 거예요.
Everything is you. 너는 내게 모든 것이란다.
오늘 만 19살이 된 우리 아들 생일 축하해!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너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우리의 모든 것이야.
원어민이 읽어주는 오디오북: https://www.youtube.com/watch?v=19ht9ihCUUg
작가의 홈페이지 / 블로그:
https://www.matthewcordell.com/ https://matthewcordell.blogspot.com/
권장연령: 영아 ~ 만 3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