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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렌더링 Jan 24. 2022

당신의 밥상에 부산을 배달합니다

음식 배달, 음식 유통을 넘어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을 꿈꾸는 배민



배달의민족, 부산 유명 맛집과 함께 밀키트 출시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부산 유명 맛집 8곳에서 만든 밀키트* 8종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배민이 이번에 내놓은 밀키트는 부산약콩물밀면, 부산물떡어묵탕, 양념꼼장어 등 총 8가지로, 모두 부산지역 대표 음식들로 구성됐습니다.


* 밀키트(Meal Kit) : 식사(Meal) + Kit(세트, 키트)의 합성어로써 조리만을 남겨둔 채 재료의 밑준비는 모두 완료돼있는 음식 패키지를 의미합니다


이번에 선보인 밀키트는 ‘배달의민족과 함께하는 찾아가는 소상공인 해결사’ 프로그램의 결과물인데요. 배민 측은 이번 밀키트 개발과 관련해, 전문가들이 약 100일간 직접 식당에 방문해 밀키트 기획부터 개발, 패키지 디자인, 마케팅 등의 노하우를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동네 음식만 배달해주는 거 아니었어?

이미 너무 유명한 사실이지만, 배민은 음식 배달 중개 플랫폼에서 출발했습니다. 근처에서 배달이 되는 식당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앱에서 바로 주문까지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즉, 음식을 직접 제조하거나 유통하지는 않고 오로지 배달 중개업만을 수행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11월에 B마트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유통업’ 분야에 진출했습니다. B마트는 일종의 쇼핑몰 서비스로써, 마트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식료품 및 생필품을 몇 분내로 배달해줍니다. 다만 배민은 해당 물품들을 마트에서 구매해 배달해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운영 중인 물류창고에서 직배송하는 구조로 B마트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현재 B마트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에서 30여 곳 물류 센터를 운영하며 7000여 가지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B마트 매출은 지난 2020년 기준 1,000억 원에 달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유통 산업에 진출한 배민은 2020년 10월에 ‘전국별미’라는 서비스를 내놓으며 유통망을 전국적으로 확장합니다. 이들은 전국의 지역 특산물을 배송한다는 모토를 내세우며 신선식품을 비롯해 각 지역의 먹거리를 소비자들에게 배달해주었습니다. 전국적인 유통망이 확보되자 이들은 2021년 3월에 ‘쇼핑라이브’라는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를 오픈합니다. 모바일 앱에 접속한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라이브 방송(라방)을 진행해 제품을 판매하는 서비스인데요. 쉽게 말해, 홈쇼핑의 모바일 버전입니다. 이를 통해 배민은 각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제품들에 대해 전국적으로 이목이 집중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신선식품 배달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각 지역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음식들까지도 전국적으로 배송하기 시작합니다. 배민은 ‘배달의민족’에서 판매된 인기 메뉴를 엄선해 2021년 5월에 가정간편식(HMR) ‘배민의발견’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당시 배민의발견 1호 제품으로 판매된 ‘팔백집 쫄갈비’는 최초 생산 수량 완판에 가까운 기록을 세우며 배민은 HMR 후속 상품 출시 계획에 돌입했습니다.


이와 같은 사업 확장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이번의 ‘부산 맛집 밀키트’가 출시된 것입니다.



이제는 음식만 배달하는 게 아니라고?

지난 2021년 11월에 진행된 우아한테크콘서트에서, 배민을 운영하는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예전에는 음식 배달이라는 하나의 성격만 처리했다면 이제는 플랫폼으로 나아가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이커머스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배민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배민스토어'라는 이름의 카테고리를 신설해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배민스토어는 뷰티·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인데요. 입점 브랜드로는 신발 편집숍인 '폴더(FOLDER)', 뷰티 편집숍 '아리따움', 꽃배달 서비스 '꾸까(KUKKA)', 친환경 식품 전문점 브랜드 '올가(ORGA)' 등이 있습니다.


‘푸드 테크’ 기업을 표방해 온 배민이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노선을 틀게 된 배경으로는 더 이상 음식 배달만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들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에 돌입하면서 라이더(배달 기사) 확보를 위한 비용 부담이 커졌습니다. 배민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1조995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년째 적자가 계속됐습니다.


이와 같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으나 그 성공 가능성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령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를 통해 꽃, 간식, 간편식 등 중소기업과 업무 협약을 맺고 기업회원과 중개하는 사업을 진행했으나, 골목상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으며 6개월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습니다. 배민은 이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을 지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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