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이웃과 함께 자라나는 아이들

함께 키우고, 함께 자라는 공동육아 '개구리 어린이집'

by 문슬아


눈부신 햇살에 푸른 잎이 반짝거리는 봉제산 자락에 친구와 짝손을 하고 도란도란 나들이 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이 쫑알쫑알 경쾌하다. 서울시 강서구 화곡본동에 위치한 개구리어린이집 아이들의 모습이다.


개구리 어린이집은 공동육아사회적협동조합 어린이집으로 1998년에 개원해 올 해로 25년차가 되었다. 공동육아는 말 그대로 ‘아이들을 함께 키우자’는 의미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아이와 부모, 교사 모두가 ‘함께 자람’의 주체가 되어 더불어 사는 삶의 즐거움을 경험하고, 이웃의 개념을 확장시켜나가는 교육 공동체다.


개구리 어린이집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부모들이 함께 모은다. 원아 입학 시 조합원으로 등록해 출자금을 내야 한다. 부모들이 매달 내는 조합비는 교사 인건비, 자녀들의 친환경 먹거리 제공 등에 쓰인다. 교사 1인당 아동 수가 일반 어린이집에 비해 적다는 특징도 있다.


조합원 의견은 대표 의결체인 이사회를 통해 매달 공유되고, 주요 사항은 조합원 카페나 카카오톡 단체 채팅 방에서 설문조사 등을 통해 결정한다. 매년 1~2번씩 정기총회를 열어 결산과 차기 예산을 결정하고, 이사장과 이사를 선출하기도 한다.


화상회의-768x432.jpg 2022년 5월 3일 개구리 어린이집의 조합원들과 화상회의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왼쪽 상단부터 라온, 한끗, 고유, 모카, 별반, 몽구스


자연·이웃과 함께 자라나는 아이들


개구리 조합원들은 어린이집을 ‘터전’이라고 부른다. 개구리 어린이집의 아이들은 터전으로 등원하면 자유 놀이를 하고, 각 방의 아이들이 모두 등원하면 모둠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 모둠에서 오늘 어디로 나들이를 나갈지 아이들이 직접 토론하며 함께 정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나가는 나들이는 오감으로 자연을 만나고 탐색하며 노는 시간이자 연구와 관찰의 시간이다.


교육이사 라온(배효진)은 “우리 아이가 좋은 철학을 가진 곳에서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다는 게 개구리에 보내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제 아이를 자연에서 놀게 하면서 주체적으로 키우고 싶었어요. 저는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랐어요. 풀 가지고 소꿉놀이하고, 개울가에서 댐을 만들고, 나무타기도 하고 추억들이 있어요. 번지르르한 장난감이 많지는 않았지만, 자연물 가지고 놀았던 좋은 추억들이 있어서 그런지 제 아이도 그랬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자연과 가까운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개구리를 선택했던 이유 중의 하나였습니다.”


KakaoTalk_20220523_121058396.jpg 하루도 빠짐없이 나가는 나들이는 오감으로 자연을 만나고 탐색하며 노는 시간이자 연구와 관찰의 시간이다. 사진=개구리 어린이집


이사장 모카(윤정석)는 80년대 이웃들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한지붕 세가족’이 재밌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저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걸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데요. 전원일기나 한지붕 세가족 보면 3대가 같이 사는 장면들이 많이 나왔어요. 그때는 그게 일상이었던 거죠. 어느 순간 없어지는 게 안타까웠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이웃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 게 전 너무 좋았거든요. 제 아이도 그렇게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다른 사람과 함께 음식을 나누는 즐거움, 행복을 나누는 즐거움을 아이들도 느꼈으면 좋겠어요. 저는 그게 참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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