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공동육아의 일상

아이천국, 아마지옥 “공동육아는 지랄맞다”

by 문슬아


늘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북적이는 터전도 2020년 2월 유례 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잠정 휴원을 면치 못했다. 긴급보육으로 4월부터 아이들은 터전에 나올 수 있었지만, 아마들은 이전처럼 터전에 들어가지 못하고 문 앞에만 왔다 갈 뿐이었다.


보건복지부의 COVID-19 감염증 대비 어린이집 대응지침은 IX판까지 수정되며 어린이집의 일상을 뒤흔들었다. 예정했던 회의와 행사들도 모두 취소되었다. 당시 운영진들은 마음의 준비도 할 새 없이 재난 상황을 맞닥뜨렸다. 새로이 결정해야 할 일들은 자꾸 생기는데 소통은 쉽지 않았다. 공동육아의 핵심이었던 ‘만남’이 사라지자 외로움과 고립감, 불안감이 남았다.


KakaoTalk_20220525_082506751_05.jpg 펜데믹 상황에서 많은 어린이집들이 시설 전면 폐쇄를 경험하는 동안 개구리 어린이집은 긴급 돌봄을 운영하는 등 아이들이 돌봄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모든 아마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변화된 상황 속에 조합원들 사이의 논란거리는 많아지고 서운함과 묵혀둔 갈등이 화수분처럼 터져 나오면서 탈퇴 조합원이 생기기도 했다. 교사들도 주마다 바뀌는 대응지침과 변화된 조합 상황에 지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이사장이었던 리리(이미선)는 매일 매일이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긴장의 연속이었죠. 오늘은 확진자가 몇 명이 나왔고. 정부의 방역지침이 어떻게 되는지, 그래서 우리는 어린이집 운영과 조합 활동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늘 체크하고 방법을 찾아야 했거든요.”


하지만 공동육아는 모든 조합원이 주체적으로 운영하는 곳이니 만큼, 돌봄 공백과 조합원 소통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었다.


펜데믹 상황에서 많은 어린이집들이 시설 전면 폐쇄를 경험하는 동안 개구리어린이집은 긴급 돌봄을 운영하는 등 아이들이 돌봄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모든 아마가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편, 코로나로 할 수 없게 된 것을 아쉬워하기 보다는 변화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나갔다. Zoom을 통한 비대면 영상 회의는 처음엔 낯설고 어려웠지만 횟수를 거듭할수록 긴급할 때 더 기동성 있게 만날 수 있는 장점이 컸다. 새벽까지 화상으로 뒤풀이를 할 수 있을 만큼 내공도 생겼다. 전체 모임은 불가능했지만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소규모로 만날 수 있는 모임을 다양하게 꾸렸다. 단톡방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조합원들이 각자 어떤 마음으로 지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어려운 시기었지만 함께한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팬데믹 상황에 몸은 떨어져 있어도 우리는 아이를 함께 키우며 서로 의지해야만 고립을 막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물리적으로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며, 개인적으로 안부를 묻고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며 버텼습니다. 지나고 보니 힘들었지만 그 정서적 연결감이 서로에게 큰 위로가 되었건 것 같습니다.”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원래 힘들다"


지난해 홍보 이사였던 한끗(김솔)은 등원 상담을 하면 부모들이 운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에 많이들 부담을 느낀다고 말했다.


“저는 조합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알려드렸어요.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으면 신규 유입은 쉽겠지만 생활 중에 클레임이 많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다 설명을 해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원 결정을 하시고 들어오는 분들이 있죠. 이상한 사람들이에요(웃음)”


“근데 자기들은 이상하다는 걸 인정을 안한다니까” 몽구스 말에 또 한 번 웃음보가 터진다. “코로나 때문에 잘 못 모여서 힘들어졌다고들 하는데, 힘든 건 코로나 이전에도 마찬가지였어요. 코로나 때문이 아니라 공동 육아가 원래 힘든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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