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키우고, 함께 자라는 공동육아 '개구리 어린이집'
이전에 비하면 남성의 육아 참여도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돌봄의 영역은 여성들에게 많이 부과되는 것이 현실이다. 개구리 어린이집은 아빠들도 육아와 조합생활에 동등하게 참여하는 편이다. 물론, 사회적으로 육아의 참여가 여러모양이 있듯, 개구리도 마찬가지다. 아빠가 많이 참여하는 가정도 있고, 엄마가 많이 참여하는 가정도 있다.
8년차 조합원인 몽구스(오진국)가 “공동육아는 일단 아마들이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다”고 토로한다.
“조합활동을 한명에게 몰빵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시스템인 거죠. 한 명이 조합활동을 하면 한 명은 자연스레 육아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에요. 저는 예전에 성평등 이런 부분에 대해 생각했던 사람도 아닌데 일단 아내가 엄마모임에 가면 제가 아이를 재워야 하잖아요. 그렇게 조합활동을 오래 하다보니 그냥 익숙해진거에요.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역할분담을 하는 게 공동육아를 통해 나아진 거죠. 오래 해서 이렇게 되는건지 원래 이런 분들이 공동육아를 오래하시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확실히 올해만 보면 아빠들이 더 조합활동 참여도가 높은 것 같아요.”
4년차 조합원 별반(김영환)은 아내가 조합활동 하고 자신이 아이들을 본다고 말하면 회사동료들이 “우리 때는 무조건 엄마가 다했지. 요즘 아빠들은 다르네요”라며 놀란 반응을 보인다고 말한다.
“제 주변 친구들만 보더라도 육아에 적극적인 아빠들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도 가부장적이신 편이어서 엄마가 늘 집안일을 하셨는데 저는 이제 집안일 하는 게 어색하지 않아요. 또 둘째가 엄마랑 애착이 많았는데 지금은 저도 많이 찾아요. 예전에는 안그랬거든요. 그런거 보면 제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요.”
일반 어린이집은 오후 4시 이전에 하원이 이뤄진다. 연장 보육을 신청했더라도 자녀가 어린이집에 혼자 늦게 까지 남아있으면 교사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부모가 서둘러 자녀를 데리러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합의된 시간 동안 자유롭게 부모들이 자녀를 맡길 수 있다. 정교사 외에 오전·오후 돌봄 교사도 별도로 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아마들은 교사들과 언제든 소통할 수 있어 자녀가 혼자 방치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은 지방으로 온 가족이 이사를 가 개구리를 떠나게 된 전 조합원 ‘오늘’은 이렇게 말한다.
“뒤늦게 대학원 공부를 시작해서 아이 하원이 늦어질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아이가 혼자 남지 않게 터전에서 같이 기다려주는 아이들과 아마들이 있었어요. 또 가끔은 다른 아마들이 아이를 하원시켜주기도 하고요. 저도 조합원들이 바빠 자녀의 하원을 챙기지 못할 때 아이들을 저희 집으로 데리고 와 저녁을 함께 먹기도 했어요. 물론 이렇게 서로 신뢰하는 관계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요.”
라온은 남편의 직업적 특성때문에 주말에 홀로 아이를 봐야할 때가 많다. “주말에 아이 둘이랑 있으면 힘들잖아요. 그런데 몽구스가 “라온 놀러오세요” 이야기를 하는거에요. 그래서 2월달엔 매주 몽구스네 가족과 만났어요.
코로나 이후로 제 여동생이나 동서 등 친척들을 만나는 경험도 없는데, 뭔가 되게 큰 가족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와 이게 함께 키운다는 거구나’ 생각이 드는거죠. 별반도 어디 같이 갈 때마다 계속 유모차를 끌어주시는데요. 공동육아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 육아동지들이 생긴다는 점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