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라는 불편한 동거

아이천국, 아마지옥 “공동육아는 지랄맞다”

by 문슬아

2021년도 이사장이었던 몽구스(오진국)는 8년차 조합원(2022년 기준)이다. 그는 공동육아가 정말 많은 에너지를 써야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뭐 삶이 잠식 당하는 거죠. 다들 아시잖아요?”


격하게 공감했는지 별반(김영환)이 “저 지금 퇴근 못하고 회사에서 개구리 증축 간담회 자료 만들고 있어요”라며 화면 밖에서 종이를 흔든다. 별반은 터전의 강당공간을 증축하는 프로젝트의 TF팀이다.

“이것 봐! 과몰입하잖아!” 몽구스의 한마디에 모두들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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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아이, 교사, 부모가 모두 주체가 되는 곳이다. 부모들은 아이만 맡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으로서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정책을 결정하고 운영에도 직접 참여한다.


조합 활동을 하는 시간대는 주로 퇴근 후이거나 주말이다. 주어진 일을 하는 직장과 달리 터전에서는 모든 결정 과정에서 주체적으로 의견을 내야 하니 일이 더디게 흘러가고, 그에 따른 의견 충돌도 잦다. 대청소, 소청소, 임시총회 등 아이들 키우는데 다른 시간을 더 내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 게다가 한 번씩 돌아가며 이사를 맡아 재정, 교육, 운영, 시설, 홍보 등 소위원회를 직접 운영해야 한다.


조합이 잘 굴러가기 위해서는 목돈의 출자금과 적지 않은 조합비를 꼬박꼬박 내야한다. 돌봄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받는 게 익숙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반 어린이집보다 돈을 더 많이 내면서 까지 터전의 많은 일들을 감당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몽구스는 이렇게 말한다.


“서로 돌봄으로 인한 즐거움이 분명 있죠. 마실 보낼 때 덜 불안하고, 도리어 나보다 잘해주겠지 하는 믿음도 들어요. 이러기 쉽지 않은데. 이 단계까지 오기까지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해요. 연차마다 신뢰가 쌓이는 일이니까요. 근데 저는 이런 과정에서 공동육아로 생업이 힘들어지면 안된다는 입장인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 아이가 잘 다닌다는 확신 때문에 지금까지 하는 거에요”


시종일관 시니컬한 말투로 공동육아 정말 힘들다고 토로하는 몽구스는 사실 현재 개구리의 화석과도 같은 존재다. 2015년 3살 큰아이를 개구리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2020년 둘째 아이를 등원 시키면서 조합 생활 10년을 예정하고 있다. 건축가인 그는 아내 반짝이(이승현·건축가)와 함께 2017년 새로 이사 온 터전을 설계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EC%96%B4%EB%A6%B0%EC%9D%B4%EC%9B%8C%ED%81%AC%EC%83%B5_1.jpg 2016년 여름, 새 터전 건축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내가 원하는 터전’을 만들어 보는 ‘우드락 건축전’을 열었다. 가장 오른쪽에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는 몽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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