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공동육아 왜 하냐고요?

아이천국, 아마지옥 “공동육아는 지랄맞다”

by 문슬아

이렇게 힘든 공동육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온은 “선배들 말처럼 공동육아는 정말 지랄맞은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웃는다. 공동육아에 긍정적이었던 라온은 처음 등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남편 낭구와 의견 충돌이 있었다. 낭구로써는 출자금부터 감당해야하는 일까지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낭구는 회의적인 마음이 많았어요. 그런데 작년 어린이날에 아이들을 데리고 터전 근처 공원에서 놀았는데 제 아이가 터전의 다른 아이와 와락 껴안는 거에요. 서로 너무 반가웠던 거죠. 그 모습을 본 낭구가 너무 좋아했어요. 아이가 친구들과 정말 친밀하게 잘 지내는구나, 확신을 느낀거죠. 조합비 내는 게 아깝지 않다고 말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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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육아협동조합은 매년 새로운 운영진과 조합원들의 구성으로 새롭게 운영된다. 그러다보니 외부에서 봤을 때 체계적이지 않고 불안정하게 느낄 수 있다. 선배 조합원과 신규 조합원 간의 가치관의 충돌이 일어날 때도 있다. 운영진이 되면 사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공적인 일을 함께 하다 보니 갈등을 해결하는 일이 무척 어렵기도 하다. 누군가는 현 운영진의 결정이 좀 아쉬울 때도 있다. 그런데 그 어려움의 근간이 되는 ‘관계’가 역설적이게도 일을 해결해주는 열쇠가 되는 곳이 협동조합이다.


협동 조합은 힘들지만 수동적으로 사는 우리 삶을 능동적으로 바꾸는 장치가 된다. 회의 준비를 촘촘하게 해오는 운영진들, 터전 행사를 몇 주 동안 정성을 다해 준비하는 아마들, 고비마다 터전 일을 내 일처럼 묵묵히 함께 해가는 공동체. 아이들이 터전에서 성장하는 것처럼, 교사와 부모들도 ‘우리’라는 관계망의 확장됨을 경험하면서 함께 성장한다.


별반이 말한다.


“작년에 아내 한끗이 홍보이사를 했었어요. 한끗은 결혼 이후 일을 하지 않고 육아만 했는데 홍보 이사를 하면서 개인이 하고 싶었던 꿈을 많이 펼쳤던 것 같아요. 성취욕도 많이 생기고요. 물론 한끗이 밖에 나가서 이사활동을 하면 제가 독박육아를 하거나 집안일이 쌓이게 되니 힘들기도 했지만, 한끗이 무언가에 다시 열정을 가지고, 성과도 생기면서 만족하는 모습을 보는게 되게 좋았어요. 공동육아는 아이들도 크고 부모도 큰다는 교육 목표가 있는데 저는 한끗이 많이 성장했고, 이제는 반대로 저한테 성장을 기대하는 것 같아서 조금 부담스럽기도 해요.(웃음)”


KakaoTalk_20220523_111111690-scaled.jpg 사진=개구리어린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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