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이야기했더라.
아, 독특한 개들이 있다 했지?
대부분의 개들은 훈련 전에 물어뜯는 걸 싫어하는데 옆에서 지켜보고 알아서 물어뜯는 개들이 있어. 영특하지. 제 동료들을 알아서 물다니. 보통 독한 놈이 아니야.
내가 "어" 하면 공격하고 "아"하면 물고.
편하긴 한데 재미는 좀 덜해.
순종적이지 않았던 개들이 순종적일 때야 말고 희열을 느끼지. 내 파워의 위대함, 권력을 말이야.
이 파워 즉 권력의 힘이라는 게 보이지 않잖아.
그래서 내가 얼마나 크고 많이 가졌는지 보기 위해서는 개들에게 명령을 내리면 돼. 그럼 보이지 않던 파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거야. 이리저리 묘기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흡족하지.
재빨리 여러 개들이 움직이면 이야~~~ 그게 돈 맛과 비슷하게 마음이 벅차오른다니깐.
아무나 가질 수 없고 아무나 느낄 수 없어.
아무튼 독특하고 영리해서 칭찬 몇 번 해줬더니 꼬리도 흔들고 자기보다 작은 개들을 더 물어뜯는 거야. 여러 번 공격당한 개들은 그 개만 봐도 피하고 몸도 낮추고 그러는데 나야 나쁘지 않지. 저 많은 개들을 다 훈련시킬 수는 없잖아. 대장 개 뽑으면 알아서 하는 거지.
한 번은 개들을 데리고 사냥을 갔어. 난 사냥 갈 때는 개들은 좀 데려가지. 사냥터에서 뭐가 나올 줄 모르잖아.
그래서 개들에게 나를 지키는 훈련도 꼭 필요해.
난 앞으로 큰일을 해야 하잖아. 저런 개 몇 마리 범들에게 잡혀 먹혀도 되지. 어차피 그러려고 기른 개들이니깐.
그런데 한 번은 사냥터에서 위험한 일이 벌어진 거야.
정말 범이 나를 물려한 거지. 그래서 옆에 있던 개를 집어던졌어. 범이 날아든 개를 보면서 앞발로 치더라고.
아차. 개가 너무 작았나 싶어. 제일 큰 개를 던졌어.
범을 무시했던 거지. 자고로 큰 범에게느 큰 먹잇감이 필요한 법이야. 큰 개는 범이 휘두르는 앞발에 큰 상처를 입었는데 먹지는 않았어.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내가 거슬렸는지 짜증이 난 거 같기도 하고. 암튼 그 자리에서 최태한 빨리 도망쳤지.
어느 정도 사정권에서 벗어나니 안심이 되더라고.
뒤돌아보니 나를 따라 개들도 그 자리를 벗어났지.
그럴 상황이 어쩌다 한 번씩 있는데 이때는 고기를 좀 줘야 해.
공포 때문에 약발이 풀릴 수 있거든. 그러니 좀 더 큰 걸 줘야 해.
그럼 개들은 다시 고기를 먹고 공포는 서서히 잊고 그런 일들이 자신에게 일부가 되어버려. 원래 그런 거구나 하고. 생각이 없어지지. 고기 덩어리 때문에. 사람이나 개나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잖아.
하지만 간혹 큰 고기에도 마약이 풀려 상처 투성인 자신을 보고 가출을 하거나 아무 곳에나 오줌똥을 싸는 개들도 있는데 이런 개들은 끝났어. 버리던지 없애던지 해야지.
아, 이런 벌써 점심시간이 됐네. 오늘은 개들도 특식을 먹여야지. 사냥이 곧 있거든. 사 냥 전에 든든히 먹여 놓아야 충성심이 커지지.
그럼 다들 점심 맛있게들 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