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는 소식이 여기저기 들려올 때는 몰랐다.
꽃이 지는 소식도 머지않았다는 것을...
피고 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인데 욕심을 부려보고 싶다. 피는 꽃만 보고 싶다고.
어느덧 꽃이 지는 소식이 하나둘씩 들리더니 이제는 피는 소식을 훌쩍 넘겨 버렸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인정 없이 불 때나 따뜻한 봄날을 막아설 때는 '덜컥' 겁부터 난다. 가슴 뚫는 소식을 전해줄까 봐.
언젠가 다가올 슬픔에 미리 울어도 보고 숨어도 보고 빌어도 본다. 조금만 더 꽃을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자연은 말해준다. 꽃이 져야 꽃이 핀다고.
울지 마라 한다. 슬퍼하지 마라 한다.
지는 꽃에 씨앗을 두어 다음 기약을 남겼다고.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같은 향을 넣어 꽃이 피는 날 바람을 통해 전해 달라고.
그러니 울지 말고 꽃이 지기 전까지 웃으면서 행복하라고
그러다 꽃이 지면 뚫린 가슴을 메꿔줄 따뜻한 바람을 기다려 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