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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의 꿈 Jun 29. 2023

업무 압박감을 놓지 못한 이에게

지인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원만한 사람이고 인간관계에 계산적이지 않으며 더불어 깊은 감정을 넣지 않기에 포옹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지인이 요 근래 얼굴이 좋지 않았습니다.


"요즘 얼굴이 좋지 않은데 무슨 고민 있어요?"

"모든 게 다 하기 싫어요. 만사가 다 귀찮아요."

"조만간 여행 가잖아요. 좀 쉬고 와요."

"그것도 귀찮아요."

순간 심각성을 가늠하게 되었습니다.

저리 근심을 계속 가지고 다니다 아프면 어쩌나 하여 건강이 제일 우선이라는 말을 해줬습니다.


"뒤처지지 않고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스트레스로 변하여 나에게 독이 되어 돌아왔어요. 그래서 많은 것을 놨어요. 내가 건강해야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의미 있는 거잖아요."


하지만 지인은 공감이 가지 않은 듯했습니다. 그래서 사주를 펼쳐 보았다.

저는 사주를 외우지 못합니다. 같이 공부한 친구는 사주를 쉽게 외우는데 저는 그러지 못하여 매번 일이 있을 때마다 사주를 다시 물어보곤 합니다. 물론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으면 안 물어보지만 폰도 한 번씩 변경해야 할 때는 데이터를 백업하지 못하여 다시 물어보게 됩니다.(IT 종사자라고 모두가 기계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 기계를 존중하여 제가 맞추는 편입니다. ^^)


사주를 펼치는 순간 왜 공감이 가지 않은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마음 편히 가져보라 해도 안될 것입니다. 본인은 남들이 막지 못할  업무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 업무가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놓을 수도 없고 계속 가져갈 수도 없고. 남들 시선에는 잘하고 문제없어 보이나 본인은 그런 것과 상관없이 쇠사슬에 옭매이듯이 움직이지 못합니다."


사람은 공감이 가는 말에 반응을 합니다. 처음에 '건강이 최고이다' 할 때는 반응이 없었으나 현재 상태를 풀어서 말해주니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경우 지인에게 힘이 조금이나마 힘이 되는 말은 이 말입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싫고 힘들어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습니다. 거부하지 말고 "아, 내가 지나가야 하는 길이 구나"라고 생각하세요. 그 순간 조금은 당신을 누르던 마음의 무게를 덜 수 있을 겁니다. 이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말 한마디로 그 사람의 무게를 다 덜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비록 그 무게를 다 덜진 못 하였지만 조금은 받아들이는 표정이었습니다. 누군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때론 큰 힘이 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지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였습니다. 그다음은 지인이에게 달려있습니다.

지인은 아마도 잘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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