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을 할 때면 매번 느낀다. 건강한 음식이라고. 그래서 마음이 편하다.
다만 삼계탕에 사용하는 닭의 기름을 보면 조금 더 좋은 닭을 사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점심 메뉴로 삼계탕을 논하기 전에 예전에 병아리를 키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유기농을 좋아하여 주말 농장을 하는 지인이 있다. 먹는 것에 나처럼 좀 특별한 것을 좋아하는 지인으로 한 번은 부화기를 만들더니 마트의 유정란을 사서 병아리로 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중 두 마리의 병아리를 데려와서 키우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렇지만 난 일을 계획하고 벌인다. 즉 사건을 일으키는 편이다.
그럼 이 사건의 해결은 신랑이 한다. 신랑은 병아리를 데려오는 것을 반대했지만 아이가 좋아하니 한번 키워보자 했다.
그 당시 집은 베란다가 있어 바란다에 박스를 마련하여 키우기 시작했는데 얻어온 병아리 밥이 다 떨어져 인터넷으로 사료를 구매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큰 깨달음을 알게 되었다. 사료가 이상하구나라고...
봄이 되면 어릴 적 학교 앞에서 병아리를 판매하는데 엄마에게 혼이 날 것을 알면서도 사게 되었다.
그때도 사는 것은 나였지만 키우는 것은 엄마였다. 하지만 간혹 밥을 주곤 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병아리라 쌀을 줘도 쉽게 먹지를 못 하였기에 망치로 빻아서 주거나 엄마 몰래 깨를 줬다.
비싼 깨를 주고 엄청 혼났지만 그래도 잘 먹는 모습에 뿌듯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커지면 가루처럼 빻은 쌀을 두 동강 내는 크기로 빻아서 주고 좀 더 커지면 빻지 않고 통으로 준다. 때로는 상추를 주고 때로는 해물탕에 있는 새우를 건져 까서 줬다. 어찌나 새우를 잘 먹던지 아직도 새우 먹던 병아리의 모습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래서 병아리의 성정 과정을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다. 몇 달에 걸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그런데 30년 만에 키워본 병아리는 그 속도가 완전히 다름을 알 수 있었다.
초고속으로 크고 있었던 것이다.
"오빠, 병아리가 엄청 빠른 속도로 크고 있어요. 이렇게 빨리 크지 않았는데. 깃털이 자라는 속도가 살이 찌는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어요. 봐요. 여기 깃털 사이로 살이 훤하게 보이죠?"
"그렇네. 왜 그러지? 원래 이렇게 빨리 크는 거 아니야?"
"아니에요. 어릴 적에 키운 병아리는 이렇게 빨리 크지 않았어요. 그리고 저렇게 살이 보이지도 않았고요."
왜 저리 컸는지 원인 분석을 했더니 사료이지 않을까 의심이 들었다.
'대체 저 사료는 뭘로 만들었기에 저리 크게 만든다는 것인가.'
생각해 보면 시중에서 닭은 60일 정도 키우고 먹는다고 한다. 60일이면 두 달이다. 아무리 30년 전 기억이지만 두 달 만에 저리 크지 않는다. 그렇다면 빨리 크는 사료를 넣었겠구나.
자연 그대로인 편을 좋아하기에 그 뒤로 닭을 살 때마다 멈칫하게 된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비용이나 구매 방법을 생각하면 시중의 닭들을 사는 게 현실인 것을.
이렇게 사온 닭은 기름이 정말 많다. 방사닭을 먹어본 나는 알 수 있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런 기름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지만 그래도 튀긴 것보다는 나으니 괜찮아라고 생각한다.
잠시의 회상을 여기서 접고 다시 삼계탕으로 돌아가 보자.
닭에 보이는 기름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씻어 압력솥에 넣는다.
압력솥에는 미리 불려 놓은 찹쌀을 깔아 놓는데 이리하면 누룽지 삼계탕을 만들 수가 있다.
통마늘과 냉동실에 있던 인삼과 굵은소금을 넣어주고 잘 삶아주면 삼계탕 완성.
아 물은 닭 높이만큼 찰랑 거릴 정도면 좋다. 예전에 어떤 지인은 물 조절을 못 해서 실패했다고 한다.
살은 먹고 죽만 냉동해도 되지만 점심으로 먹을 닭죽은 살을 뜯어서 죽 속에 넣어줬다.
여기에 야채까지 다져서 죽으로 만들어도 좋지만 바쁘니 패스.
1kg 닭을 샀지만 그리 많은 양이 나오지는 않았다.
바로 만든 음식이 제일 맛있다는 것을 아는지 아이들이 먹고 싶다 하여 반그릇씩 줬다.
그렇게 먹다 보니 다음날 점심으로 먹을 죽은 두 그릇 밖에 나오지 않았다.
꼭 정해진 날에 먹는 것이 중요하겠는가? 그저 아무 때나 잘 먹는 모습이 중요하지.
부모가 행복한 순간들은 아이들이 맛있게 잘 먹는 모습을 볼 때이지 않을까?
그래서 힘들어도 점심을 만들어 놓는다.
잘 먹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흐뭇 해지는 몇 안 되는 특별한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