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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의 꿈 Apr 21. 2024

엄마가 혼자 여행을 떠날 때 딸아이가 챙겨준 물건

결혼 후 혼자서 떠나는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에 엄마 병간호로 간 적은 있었으나 그때는 아침 일찍 출근과 동시에 짐을 챙겨 왔기에 딸아이들의 자는 모습만 봤었다.

내 아이들은 엄마가 여행할 때 어떤 마음일까? 한 번씩 궁금했지만 아빠를 워낙 좋아하니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 반대임을 알게 되었다.


"엄마 칙칙이 챙겼어?"

칙칙이란 천식이 일어날 때 진정 시켜주는 흡입제다.

코로나 이후 뜸했던 천식이 랜덤성으로 나오는데 잠을 잘 때나 누워있을 때나 기침으로 시작된다.

그럴 때는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 아이가 얼른 가방에서 칙칙이를 꺼내주는데 어찌나 고맙고 예쁜지 모른다. 그런데 엄마의 여행에 가장 먼저 챙긴 것이 바로 칙칙이 었다.

'아? 아이는 엄마가 여행 가서 아플까 봐 걱정이 되었구나. 난, 그런 마음도 모르고 여행을 떠나는구나.'

아무렇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이는 그러지 않았나 보다.

"엄마, 나 보고 싶으면 이거 봐"

즉석으로 그린 자신의 모습이었다.

 

거기에 아빠 주려는 청포도 사탕을 나에게 주고 충전기와 이어폰을 물으면서 휴지까지 챙겨줬다.

마지막으로 챙겨준 것은 포옹.

포옹을 하면서 눈시울이 빨개지는 딸아이의 모습이 저녁이 되자 더욱 생각난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왜 여기 있는가와 빨리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가고 싶다이다.


해보지 않아서 나도 딸아이도 괜찮은 줄 알았는데 해보니 서로 보고 싶음이 크다.

다음 여행은 다 같이 계획하여 오는 방향을 잡는 것이 좋을 듯하다.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을 알려주는 여행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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