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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경없는의사회 Apr 19. 2021

국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가 초래한 인도주의적 재앙

브라질 코로나19비상사태

국경없는의사회는 브라질 혼도니아 주의 주도인 포르토벨로에서 응급치료실(UPA)을 지원하고 있다. © Diego Baravelli/MSF


브라질에서 코로나19로 비상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중앙화된 공중보건 대응책은 전무하다. 팬데믹에 적절히 대응하려는 정치적 의지의 부재로 하루에도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브라질 당국이 이 위기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중앙화된 코로나19대응 및 조정 체계를 구축해 예방 가능한 사망을 방지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지난주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의 11%, 전 세계 사망자의 27%가 브라질에서 발생했다. 이달 8일, 하루 사이 총 86,65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는 4,249명에 달했다. 이러한 충격적인 수치는 브라질 당국이 보건 및 인도적 위기 관리에 실패했으며, 코로나19로부터 자국민, 특히 취약계층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되고 있다. 

“현재 브라질의 공중보건 정책은 정치적 대립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 결과 과학에 기반해야 할 보건 정책은 코로나19로부터 개인과 지역사회를 보호할 필요가 아닌 정치적 이념에 의해 좌우되고 있습니다.

브라질 연방정부가 증거기반의 종합적인 공중보건 지침 도입을 거부한 결과로 브라질의 의료 인력은 집중치료실에서 수 많은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병상이 부족할 땐 임시방편적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브라질의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의 상태에 다다랐습니다.”

크리스토스 크리스토우(Christos Christou) /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 


국경없는의사회는 브라질 혼도니아 주의 주도인 포르토벨로에서 응급치료실(UPA)을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국가의 의료 시스템이 과부하 되며, 일반적으로는 환자가 상위 의료기관으로 이송되기 전 환자의 안정화를 위해 사용하는 응급치료실이 더욱 복잡한 상태의 환자를 수용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 Diego Baravelli/MSF

“브라질의 코로나19 대응은 집중치료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산소통이나 진정제, 개인보호장비와 같은 의료 물자가 필요한 곳에 공급되어야 할 뿐 아니라, 현지 역학 상황에 따라 지역사회 차원에서 마스크 착용, 물리적 거리두기, 엄격한 위생수칙, 불필요한 이동 금지 등의 조치가 적극 시행되어야 합니다.

 코로나19 치료 지침 또한 최신 의학연구 결과를 반영하도록 업데이트하고, 신속 항원 검사를 광범위하게 진행하여 환자 치료와 바이러스 확산 통제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메이니 니콜라이(Meinie Nicolai) / 국경없는의사회 사무총장


지난주 전국 27개 주 가운데 21개 주에서 집중치료실 병상 부족을 겪었다. 현재 전국적으로 위·중증 환자 치료에 필요한 산소통과 중환자의 삽관술에 사용되는 진정제가 부족한 상황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생존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이 이러한 의료 물자의 부족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계속해 목격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브라질 혼도니아 주에 있는 지파라냐(Ji-Paraná) 시립병원을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지역의 공중보건 시스템을 과부하시키며, 지파라냐 시립병원은 현재 코로나19 이송 센터로 사용되고 있다.  © Diego Baravelli/MSF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아마조나스(Amazonas) 지역에서 최초 목격했던 처참한 상황이 현재는 브라질 전역으로 번졌습니다. 연방정부 보건 당국과 주정부, 지자체의 대응 계획 및 조정이 부재한 상황에서 브라질 국민은 생사의 기로에 놓여있습니다.

의료 서비스에 접근하지 못한 채 사망하는 환자가 속출하고 있고, 의료 종사자는 매우 지친 상태이며, 최근 상황으로 인한 극심한 심리적, 정서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습니다.”

피에르 반 헤데겜(Pierre Van Heddegem) / 국경없는의사회 브라질 코로나19 긴급구호 코디네이터


또 다른 문제는 현지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의료 인력이나, 브라질 국적이더라도 외국 의료인 면허를 소지한 인력은 브라질 내에서 활동할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브라질 전역의 지역사회에서는 잘못된 정보가 확산하며 확진자 및 사망자 수 급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허위 정보로 인해 마스크 착용, 물리적 거리두기, 불필요한 이동 금지 등의 예방 조치를 기피하고 정치화하는 경우가 많다. 나아가 정치인들이 항말라리아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과 항기생충제 이버멕틴(ivermectin)을 코로나19 ‘만병통치약’으로 홍보하면서 의사들은 이를 코로나19 예방 및 치료 목적으로 처방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브라질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는 2009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H1N1) 유행 당시 3개월 만에 9,200만 명을 접종한 속도에 비하면 절반 정도로 더딘 편이다. 현재까지 한 회분이라도 백신 접종을 받은 사람의 수는 전체 인구의 약 11%에 불과하다. 이것은 곧 브라질 및 인근 국가에 거주하고 있는 수억 명이 현재 브라질에 존재하는 90여종의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뿐 아니라 향후 나타날 수 있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년간 브라질 당국이 코로나19 대응을 감독해왔으나 바이러스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었습니다. 당국이 증거기반의 공중보건 정책을 거부하면서 수많은 생명이 때이른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브라질의 코로나19 대응은 과학중심적이며 체계적인 재설정이 시급하며, 막을 수 있는 사망 발생을 방지하는 동시에 이전의 굳건했던 브라질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크리스토스 크리스토우 / 국경없는의사회 국제 회장 


국경없는의사회는 브라질 혼도니아 주의 주도인 포르토벨로에서 응급치료실(UPA)을 지원하고 있다. © Diego Baravelli/MSF



국경없는의사회는 1991년 브라질에서 의료 지원 활동을 시작해 콜레라 확산 및 말라리아 환자 급증에 대응했다. 2020년 4월 상파울루(São Paulo)에서 노숙자 지원을 시작하며 브라질 내 코로나19 대응 활동을 본격 개진했다. 이후 국경없는의사회는 브라질 내 8개 주에서 활동하며 50여개의 의료 시설을 지원했고, 각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을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팬데믹 상황이 극심해지면서부터는 급증하는 코로나19 환자를 감당할 수 없는 취약한 지역 의료 시스템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현재 국경없는의사회는 브라질 북부 혼도니아(Rondônia), 호라이마(Roraima), 아마조나스(Amazonas) 주에서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현지 의료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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