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떠나기로 했다

by 정유쾌한ㅅㅅㅣ

여행을 떠나기 나흘 전이었다.


‘어제 해외여행자보험도 가입했는데...’


저녁이 되었다.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온 남편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 “어제 뜬눈으로 밤새워서 피곤했겠네요.”

남편 “사무실에서 꾸벅꾸벅 졸았어.”

나 “자기야, 여행 어떻게 할까요?”

남편 “비행기는 아직 안 알아봤는데, 숙소는 환불이 안 돼.”


우리는 고민 끝에 떠나기로 했다.


나는 여행 떠나기 2주 전부터 트렁크 안에 준비물을 넣는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준비성이 철저하다고 오해할 수 있는데. 갑작스레 떠오르는 준비물을 그때그때 트렁크에 담는다.


이틀 뒤, 아웃렛에 갔다. 마음에 드는 래쉬가드가 있으면 구매하고, 없으면 집에 있는 것을 입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여러 해 동안 입은 래쉬가드가 낡기도 했고 밝은색 래쉬가드를 입고 싶었다. 마음에 드는 래쉬가드가 눈에 들어왔다. 가격표를 보자마자 마음을 접었다.


‘지금 이거 살 때가 아니지. 돈 아껴야지.’


보험료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일주일 동안 고민하다가 보험에 가입했다.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행하는 동안 마음만이라도 편하고 싶었다.


남편도 경제적으로 힘들었지만 내가 운영하고 있는 공부방에서 한 달 사이에 세 명의 학생이 그만둔 상황이었다. 공부방을 연 이래로 최대의 위기를 맞아 의기소침한 상태였다. 자책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여행을 떠나기 이틀 전인데도 마음이 가라앉아 있었다. 나라 전체도 어수선하고.


집으로 돌아온 나는 장롱에서 래쉬가드를 꺼내서 트렁크에 던져 넣었다.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남편이 물었다.


“자기야, 여행 코스 짰어? 맛집은?”


나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팁 한 줄

해외여행자보험은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어요.




우리 다음 글에서도 만나요.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