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한숨을 쉬었다

by 정유쾌한ㅅㅅㅣ

내 한숨 소리를 들은 남편은 왜 한숨을 쉬냐고 물었다. 나는 아직 알아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편은 거실 바닥이 꺼질 듯이 한숨을 쉬었다.


나 “자기는 알아봤어요?“

남편 “자기가 푸꾸옥 가자며?”

나 “첫날에는 숙소에서 쉬기로 했잖아요. 그때 알아보려고 했죠.”


남편은 또 한숨을 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MBTI가 정반대이다. 연애할 때는 서로 달라서 끌렸겠지만 결혼 후에는 서로 달라서 힘든 적도 있었다. 오늘도 그랬다.


작은방으로 간 남편은 컴퓨터를 켰다. 10분 정도 인터넷으로 검색하더니 거실로 나왔다.


남편 “호텔 근처에 야시장이 있더라고. 첫날에는 야시장에 가면 되고. 하루는 혼똔섬에 가고. 하루는 빈펄 사파리에 가면 되겠네.”

나 “나도 그 코스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남편 “에, 그 코스로 생각하고 있었대.”


남편은 비웃으며 내 볼을 꼬집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나 “자기가 나보다 계획을 잘 세우잖아요. 각자 잘하는 거 하면 되지. 맛집은 내가 알아볼게요.”


다음 날이 되었다. 남편은 시댁에 갔고, 나는 짐을 쌌다. 어제 아웃렛에서 보았던 래쉬가드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나는 가방을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 버스를 타고 아웃렛으로 향했다. 분홍색 래쉬가드를 3개월 할부로 구매했다. 래쉬가드를 샀을 뿐인데 가슴이 두근거렸다. 푸꾸옥에서 입으려고 산 유일한 옷이었다. 몸은 버스 안에 있지만 마음은 수영장에 있었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닌데. 내일 새벽 1시에 집에서 출발하려면 빨리 짐을 싸야 하는데...'




우리 다음 글에서 만나요.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