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가도 될까?

by 정유쾌한ㅅㅅㅣ

12월 3일 밤. 남편은 작은방에서 컴퓨터로 웹툰을 보고 있었고 나는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요즘에 너무 바빴는데 오늘은 바쁘지 않아서 어색했다. 작은방에서는 킥킥 웃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읽고 있는 책이 어려워 다듬작거렸다.


평화로운 고요가 어색하고 그래서 불안하기까지 한 그런 날.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나는 지인의 카톡 메시지를 통해 알게 되었다. 가슴이 덜컥하고 눈앞이 캄캄했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TV를 보던 남편은 여의도에 가자고 했다. 헬기와 총을 든 군인들의 모습. 나는 무서웠다. 그동안 다큐멘터리와 영화에서만 보던 장면들을 생방송으로 보게 될 줄이야.


남편은 친구와 지인에게 연락했다. 친구는 일찍 잠이 들었는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지인은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세수도 못하고 양말을 신은 채로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남편은 밤을 새웠다. 미안했다. 여의도에 함께 가지 못해서.


고요했던 어젯밤이 그리웠다. 무탈했던 하루도. 설거지를 하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어제와 같았다.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은 듯.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하루였다.


결심했다. 전보다 나라 일에 관심을 갖기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우선 뉴스를 보면 속이 시끄러워 잘 보지 않았던 나는 남편이 뉴스를 볼 때 함께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문득 생각 하나가 또 떠올랐다.


‘여행을 가도 될까?’




우리 다음 글에서 만나요.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