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거의 못 자고 인천 공항으로 향했다. 자가용으로 이동했다. 나는 조수석에 앉아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을 지웠다. 문자와 카톡 메시지, 사용하지 않는 앱도. 평소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나는 문자 메시지 한 개를 지울 때도 잠시 머뭇거렸다.
남편 "그때그때 지우라고."
나 "나도 그러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요..."
차는 공항 장기 주차장에 세워 두기로 했다. 택시비와 주차비가 비슷하니까 편하게 이동하자는 남편의 생각이었다.
최대한 공항과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대려고 했는데 차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나라가 어수선한데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주차 공간을 찾아 주차장을 여러 번 돌아 공항과 먼 곳에 주차했다. 난감했다. 더운 나라로 여행을 가서 얇은 옷과 외투를 입고 있었다. 이와 몸이 덜덜 떨렸다. 빠른 걸음으로 걸었더니 숨이 찼다. 허연 입김이 서렸다.
새벽 시간대라 공항에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다. 비엣젯 항공사 카운터에 길게 줄지어 서 있는 승객들이 많아서 또 한 번 놀랐다. 탑승 수속을 한 뒤 위탁 수화물을 부치고 밥을 먹었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탑승 대기실 의자에 앉아서 잠깐 졸았다.
비행기 안에서도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것들을 지우려고 했는데 전체 소등을 했다. 전에 미리 지웠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장이 풀리는지 하품을 늘어지게 했다. 온몸이 노곤하여 금세 잠이 들었다.
몇 시간 후, 나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나라에 도착했다. 아까만 해도 추위에 덜덜 떨었는데. 꿈을 꾸는 듯했다.
팁 한 줄
며칠 이상 공항 주차장에 주차할 경우 단기 주차장보다는 장기 주차장을 이용하는 편이 유리해요.
우리 다음 글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