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 이끔이가 정해 준 분량을 다 읽고 자고 싶었다. 6일 뒤에 온라인 모임이 있을 예정이었다.
저녁 먹은 게 소화가 안 돼서 자다 깬 남편은 침대에 앉아 벽돌책을 읽고 있는 나를 보고 비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평소에 읽지 않던 벽돌책을 여행지에서, 그것도 늦은 시간에 읽고 있었으니 어처구니없었을 것이다.
“내일 피곤하다고 하지 말고 빨리 자!”
남편은 인천공항에서 구매한 소화제를 먹고 바로 잠이 들었다. 하품이 계속해서 나왔던 나도 일찍 잘까 잠시 망설이다가 마저 다 읽고 잠을 청했다.
다음 날 새벽 6시 반. 남편의 인기척 소리에 잠을 깼다. 부지런한 남편은 휴일에도 아침 7시면 일어난다. 조식 집착러 남편은 늦으면 안 된다고 빨리 일어나라고 재촉했다. 남편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무거운 몸을 굼적굼적하며 일어났다.
사자 머리를 한 채 졸린 눈을 비비며 식당으로 향했다. 새벽이라 입맛이 없을 것 같았는데 반미를 보자마자 금세 배가 고파졌다. 호박죽으로 위를 달래고 식당에서 팔아도 될 정도로 고기가 가득한 쌀국수를 먹었다. 다행히 김치가 있어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쌀국수에 김치 먹는 것을 좋아한다.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나는 책을 읽었다. 오전에 수영을 하고 오후에는 외출하기로 해서 마음이 급해졌다. 책이 두꺼운 만큼 하루 읽을 분량이 적지 않았다.
게으른 내가 새벽에 일어나 조식을 먹고 이 시간에 이렇게 두꺼운 책을 읽다니. 낯설었다. 부지런한 남편과 같이 있다 보니 나도 모르는 새 감염이 되어 부지런한 사람이 되었다. 온라인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과 같이 있다 보니 벽돌책도 읽게 되었다.
침대에 누워 뉴스를 보던 남편은 잠이 들었다. 나는 책을 덮고 뉴스를 보았다.
우리 다음 글에서도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