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무릎을 치게 만드는 시를 만나면 마음속에 있는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글쓰기였다. 하지만 모든 것은 마음과는 달리 잘되지 않았다. 그 당시만큼의 열정도 아니고 가끔은 내가 왜 글을 쓰는지 그 목적 자체를 잃어버린 경우도 많았다.
어떤 날은 글이 잘 써진다. 여기서 잘 써진다는 말의 의미는 머릿속에 있는 생각이 막힘없이 글로 이어지는 걸 말한다. 최근에는 그와는 반대로 잘 써지지 않는다. 글을 쓸 때 집중을 하기 어렵다. 자꾸만 잡생각이 들어온다. (유튜브 나 인스타그램 등에 눈이 간다.)
그래서 예전에 내가 썼던 글들을 잠시 살펴봤다. 일상의 느낌을 써보자는 목적이 있었기에 대부분이 현재 감정 상태를 나타내는 글이었다. 하지만 무언가 계획하고 써낸 글은 아니었다. 나의 글쓰기처럼 지금의 내 인생도 계획 없이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나는 무언가 시작할 때 계획을 하고 실행하는 걸 좋아한다. 여행을 갈 때도 일을 할 때도 어느 정도 계획을 만들어 하는 편이다. 하지만 최근에 나는 글과 인생에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일을 다녀와서도 마찬가지로 핸드폰을 보다가 잠이 든다. 이런 생활이 몇 개월 정도 지속되었다. 그 후유증으로 눈과 목이 안 좋아졌다.
작년까지는 정직원이 되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래서 정직원이 되었다. 정직원이 되고 나니 목표의식이 사라졌다. 승진이란 다른 목표가 있지만 지금도 나쁘지 않은데 라고 자기만족에 빠졌다. 몸이 계속 피곤함을 호소한다. 밥만 먹어도 졸려 자고 개와 산책을 다녀와도 잔다. 최근 자는게 제일 편해 쉬는 날이면 잠을 청하는 날이 많아졌다. 그러고 나서 꼭 후회한다.
예전의 나는 책을 읽는 만큼 글이 써졌다. 그런데 지금은 독서를 못하고 있다. 하나를 안하니 다른 하나도 아니 된다. 다른 건 몰라도 독서와 글쓰기는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오늘도 계획없는 글이지만 이제는 글쓰기만큼은 게을리하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