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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온기 Vol.4

다시 그리워질 때

by 민감성




우리가 만남을 가질 때 그녀는 늘 내게 마사지 받기를 원했다. 마사지를 받은 그녀의 몸은 굳어 있는 몸에서 촉촉해진 몸으로 변해졌다. 촉촉해진 그녀의 몸은 연주하기 딱 좋았다. 관계가 지속되고 나는 우리가 사귄다고 믿었다. 단지 누가 먼저 사귀자고 말을 안 했을 뿐이지 사실혼처럼 연애를 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녀 또한 같은 마음일 거라 의심하지 않았다.


3월 초 우리는 다시 만났다. 평소 같으면 먼저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하다 모텔이든 호텔이든 마사지를 하러 갔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마사지를 받고 싶다고 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마사지를 받던 그녀가 엎드린 채로 대뜸 어느 남자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다른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쌤!! 쌤은 돈 많은 남자 어떻게 생각해요??


그녀가 묻는다.


“음.. 남자가 돈 많으면 좋지!!”라고 대답한다.


“나이 어린 사람은 어때요?” 다시 그녀가 말한다.


“그래? 연하라 오호~ 그럼 더 좋은데?”라고 그녀의 반응을 떠본다.


“하지만 전 어린 남자는 못 만날 것 같아요” 그녀가 대답한다.


“왜??”라고 실제로 크게 궁금하지 않지만 물어본다.


“같이 일하는 남자가 있는데 요즘 저한테 자주 시간 있냐고, 뭐 좋아하냐고 계속 이것저것 물어보길래 쌤 생각

은 어떤지 물어본 거예요??


“그 사람이 쌤한테 관심이 있나 봐?”라고 다른 남자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괘씸했다.


나는 더 이상 마사지가 아닌 애무를 하기 시작했다. 애무를 하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오르가슴을 느꼈다. 그녀의 몸이 파르르 떨렸다. 엎드렸던 몸을 뒤집더니 본격적으로 내게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3월의 만남을 끝으로 우리는 다시 만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기 때문이다. 어리고 돈 많은 같은 직장의 동료인 바로 위의 남자였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따지듯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주 그가 다가와 저녁에 시간 되면 같이 밥 한번 먹자고 제안해 매번 거절하는 것이 미안해 허락하였고 같이 먹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가볍게 와인 한잔하면서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점점 마음에 들고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그날 바로 잠자리까지 갔다고 한다. 그 후로 그에게 고백을 받고 바로 사귀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그녀에게 몹시 화가 치밀어 올라 이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결국 나는 그녀에게 이렇게 스쳐가는 사람에 불과한 것인가?


이에 대해 그녀가 답하였다. 전에 자신이 섹스 파트너에 대해 제안을 했고, 내가 받아들여서 우리는 지금까지 섹스 파트너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며 우리는 서로가 원할 때 만나 섹스를 하는 여느 섹스 파트너들과 다르지 않다고 말이다.


그녀는 나를 한 번도 이성으로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그저 그녀의 몸이 외로울 때 필요한 섹스 파트너를 원했을 뿐이었다. 그녀와 몸을 섞게 되면서 나 홀로 착각으로 서로 좋아 만나 사이라고 내 마음대로 넘겨 짚었던 것이 문제였다.


여러 번 만나오면서 그녀에게 사귀자고 말하지 못했다. 용기가 없어서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마음속 한켠에서는 이렇게 어긋난 시작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고 미리 판단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결말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나를 한순간에 떼어낸 것이 분하거나 괴롭지 않고 괘심한 마음만 드는 것 같다.


그녀는 사랑을 찾은 사람이 되었고, 나는 사람의 온기가 그리운 사람이 되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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