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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기억하고 있나요

Vol.7 첫 포옹, 첫 키스

by 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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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틈이 나면 네이트온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아침과 저녁에는 식당에서 밥을 같이 먹으며 우리는 함께 시간을 보냈다.


시간은 흘러 5월이 되던 어느 날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 지도자 연수에 대한 문자였다. 그렇다. 겨울방학 때 지도자 연수를 신청했었다. 연수는 2주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연수에 참가를 하면 그녀와 잠시 떨어져야만 했다. 한창 좋을 때인데 2주 동안이나 떨어져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 굉장히 아쉬웠다. 그녀에게 내 앞날을 위해 꼭 필요한 연수이기에 잘 다녀온다고 했다. 그녀는 너무 쿨하게도 잘 다녀오라고 아쉬워하는 얼굴 하나 없이 날 보내줬다.


연수를 무사히 마치고 금요일 저녁 학교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보통 주말에는 집으로 돌아가기에 당연히 진희도 기숙사에 없을 줄 알았다. 학교로 가는 도중 문자로 연락을 해보니 그녀는 과제를 하느라 집에 가지 않고 기숙사에 있다고 했다. 바로 그녀에게 저녁을 먹었냐고 물었다. 아직이라 그녀의 말에 밖에서 같이 먹자고 그녀에게 기다려 달라고 했다.


5시 정도가 되어서 학교에 도착했다. 도착 5분 전에 문자를 보냈고 그녀는 이미 버스터미널에 나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면서 기다리고 있는 그녀를 확인하고 그녀도 나를 확인하면서 놀랐다.


“오빠 얼굴이 까맣게 변했네요?”


내리면서 진희가 하는 말을 들었지만, 내리자마자 가지고 있던 짐을 내려놓고 진희를 껴안으며 말했다.


“더 건강해져서 왔어”


“오빠 수고했어요”


둘만의 화려한(?) 포옹식을 마치고 약간의 어색함과 함께 우리는 손을 잡은 채로 학교 근처 불고깃집으로 갔다. 생각해 보면 이때 처음으로 포옹과 손을 잡았다. 연수하는 동안 하루에 두 번 훈련과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연락을 자주 못했는데 그런 것에는 전혀 개의치 않는 그녀였다. 잠시 떨어져 있으니 서로에게 더 끌림이 있었던 것 같다.


우리는 식사를 하면서도 기숙사로 돌아가면서도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나 없이도 잘 지냈냐는 말로 시작해 보고 싶었다는 말과 만나면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는데 보는 순간 사라졌다는 등 못다 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와의 즐거운 저녁 데이트를 하였다. 저녁을 먹고 우리는 바로 기숙사로 향했다.


기숙사에 도착해 2주 동안 사용한 짐을 정리하기 위해 1시간 뒤에 기숙사 로비에서 다시 보자고 하였다. 짐 정리를 후다닥 마치고 로비 소파에 앉아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에게 주기 위해 가져온 선물도 준비하였다. 별건 아니고 연수를 하면서 받은 티셔츠인데 기숙사에서 잠옷으로 쓰면 딱일 것 같아 사용하지 않고 가져왔다. 진희가 입어보니 사이즈도 잘 맞았다.


소파에 앉아 손을 잡고 한참을 이야기하다 로비에는 사람들이 계속 왔다 갔다 해 사람들이 별로 오지 않는 기숙사 휴게실로 갔다. 가보니 탁구대가 놓여 있었다. 우리는 온 김에 탁구로 다시 한번 내기를 하였다. 이번에 내기는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는 걸로 했다.


“오빠는 탁구 잘 쳐요?”


“아니 몇 번 쳐 본 적 없는데”


“좋아요. 그럼 이번에 이기면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 해요”


“오 진희는 조금 치나 보지? 이기면 아무 소원 다 되는 거지?”


“네 좋아요”


“좋아 그럼 약속한 거다”


그렇게 우리는 아무도 없는 휴게실에서 큰 내기가 걸리 탁구 시합을 가졌다.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 이번에도 아쉽게 내가 이겨 버렸다. 진희는 내게 약간 의심의 눈빛을 보냈다.


“오빠 정말 안 쳐본 거 맞아요?”


“진짜야 나 탁구 군대에 있을 때 몇 번 쳐보고 친 적이 없어..”


“알았어요. 내가 졌네요. 오빠 소원이 뭐예요?”


“지금 말해야 되는 거야? 나중에 생각하고 말해주면 안 되나?”


"안돼요 오늘만 가능해요”


“아 그런 게 어디 있어”


“여기 있어요. 빨리 소원 말해요”


나는 무슨 소원을 말해야 하나 생각하다 이때 우리가 있는 휴게실에 우리 빼곤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그리고 바로 약간 음흉한 생각이 내 머릿속에 들이 닥쳐왔다.


“나 소원 생각났어요”


“뭔데요? 음료수 아니면 아이스크림?”


“아니.. 나는 진희랑 뽀뽀하고 싶어”


전혀 생각지 못했던 대답을 듣자 진희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오빠 그건..”


“아니 소원은 소원이니깐 뽀뽀가 내 소원이요.”


“아니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자~ 갑니다.”


용기를 내어 진희에게 다가가자 그녀도 뒤로 빼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을 훔쳤다. 나도 얼떨결에 했지만 진희도 당황했는지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서 있었다. 약간의 정적과 함께 우리는 뽀뽀에서 키스로 넘어갔다. 내 입에 닿는 그녀의 입술이 매우 부드러웠고 키스를 할 때 그녀 향기가 더해져 더 묘했다. 한참 동안의 키스 후 잠시 어색했다. 그 어색함 때문이었을까 그녀는 목이 마르다며 음료수를 마시고 싶다고 했다. 휴게실에 놓여 있는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았다.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우리는 다시 탁구를 쳤다. 이번에는 탁구를 치면서 점수가 날 때마다 점수를 얻은 쪽이 뽀뽀를 했다. 한번은 그녀가 점수를 따내자 그녀는 음료수를 머금은 채로 내게 뽀뽀를 하면서 그녀의 입에 있던 음료수를 내게 전해 주었다. 서로가 스킨십에 대해 조금씩 대담해진 느낌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점호가 되기 전까지 둘만의 진도를 열심히(?) 한 하루였다.


참고로, 진희와 키스를 하고 나니 서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왜 키스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내게 굳이 왜 하냐고 묻는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해봐라 알게 된다. 감미로운 그 부드러움을 느껴보시길.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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