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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기억하고 있나요?

Vol.10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by 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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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주일간의 이별을 경험한 뒤 더욱 애틋한 사이로 발전하였다. 전보다 더 많은 좋아해 주고 서로를 챙겨주었다. 모두들 다시 만나기로 한 우리를 축하해 주었다.


시간은 흘러 방학이 되었다. 그녀는 방학 때 집에 있었다. 학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나는 방학 동안에도 기숙사에서 지내며 학교에서 머물렀다. 쉬는 날이 되면 진희를 만나러 가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던 그때 내 마음이라도 알듯이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오빠 지금 어디에 있어요?”


“나 체육관인데” 왜 묻지 의아해했다.


“저 곧 학교에 도착해요^^”


“뭐..?? 지금 학교에 온다고 ?!!"


"오빠 놀래켜 즐려고 말안하고 오빠 보러 왔죠!"


"알았어 바로 갈께~"


설마라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날 만나러 학교에 왔다. 바로 버스정류장으로 그녀를 만나러 나갔다. 일주일 만에 만나는 그녀였지만 서로를 보는 순간 환하게 번지는 미소가 보고 있는데도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 내가 연수를 다녀왔을 때가 생각났다. 이번에는 서로의 입장이 바뀐 것만 빼면 그때와 똑같은 설레는 마음은 똑같았다. 속으로 이런 게 사랑이라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학교에 있는 길이란 길을 건물과 건물 사이의 길을 모조리 걸었다. 걷다가 벤치가 보이면 앉아 이야기를 하다 다시 천천히 걸으며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아무도 없는 곳에선 키스도 했다. 일주일 정도 못 만난 것뿐인데 왜 그리도 보고 싶었는지 신기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학교 밖으로 가 예전에 먹은 불고기를 다시 먹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체육관으로 가서 우리는 배드민턴 데이트를 즐겼다.


그녀와 처음 배드민턴을 쳤을 때가 생각났다. 보라색 츄리닝의 그녀에게서는 보랏빛 향기가 났었다. 오늘은 청치마를 입고 왔다. 청순한 그녀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냥 기뻤다. 그녀와 함께 있으니 별로 한 것도 없는데 시간은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저녁을 먹고 그녀를 배웅하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은 길고 쓸쓸했다.


그녀를 보내고 나서 문자로


“진희야 오늘 와줘서 고마워요. 이번 주말에 동물원 데이트 어때?”


“좋아요.오빠”


얼른 주말이 오길 기다렸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서울대공원이었다. 여름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동물은 밖에 나와 있지 않고 우리 안에 있었다. 우리는 대공원 한 바퀴를 크게 도는 데이트를 하였다. 많이 걷다 보니 피곤해서 정자에 앉아 잠시 쉰다는 것이 그만 서로 깜빡하고 잠이 들기도 하였다.



원래 사랑을 하면 이런 걸까?


아무 말 없이 서로 손을 잡고 걷기만 해도 좋은 걸까?


내 안에서 무한적인 사랑의 에너지가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녀를 보고 있는데도 그녀가 계속 보고 싶었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질리도록 온 이곳이라 별로 신기해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만나는 동물마다 신기하듯 쳐다보았다. 뭔가 내적 교감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였다. 특히 그녀는 바다사자를 좋아했다. 바다사자는 우리가 가니 우리 앞에서 묘기를 부리듯 움직임도 가져주고, 우리가 부르면 그 소리를 알아듣고 우리 쪽으로 오기도 하였다. 많이 와봤지만 나도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동물원 데이트를 마치고 과천의 한 식당에 들러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으며 우리는 자연스레 우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연애를 하고 싶은지를 이야기하고 나서야 우린 우리가 서로 그동안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일도 중요했지만 해외에 나가고 싶은 경험을 중시했고, 그녀는 광고 쪽에서 일하고 싶어 했다. 경험보다는 사회적 안정을 중시했다. 같은 결의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많이 다르지만 다르기에 통하는 부분이 있는 그녀가 나는 좋았다.


하루 종일 걸어다녀 부은 그녀의 종아리를 주물러 주었다. 괜찮다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나는 마사지를 해주었다. 그녀는 그것을 무척 고마워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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