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멀리 없다

생각보다

by 민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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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들은 행복의 정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었다. 어렸을 때 나는 돈을 많이 벌어 멋진 휴양지에서 느긋한 인생을 즐기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했었다.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었지만, 다른 이들에게 행복에 대해 물어 본 그들의 대답은 의외로 행복이란 단어는 미래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행복을 지금보다는 나중에 얻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하는 고생이 곧 미래의 행복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순간 그들은 이미 자신이 경험했던 행복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당신이 행복했던 순간을 언제였나요?”


이 질문을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게 말문을 열지 못했다. 약간의 뜸을 들였다. 아마 평소에 자주 접하는 질문이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과 행복했던 기억을 끄집어 내는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듯 보였다. 이내 행복한 순간이 떠올랐는지 얼굴에는 미소가 한가득 피어났고, 그들의 눈은 빛이 나기 시작했다. 잠시 그 행복했던 순간을 만끽했는지 다시 내게 초점을 맞춘 눈은 자신이 경험했던 행복한 추억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나는 곧 다음 질문을 이어갔다.


“그럼, 지금도 행복한가요?”


행복이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았던 그들은 아까와는 다르게 이미 행복한 경험을 했었다는 걸 인식했는지 평소에 느꼈던 소소한 행복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그들이 말하는 소소한 행복은 횡단보도에 도착했을 때 신호가 바뀐다던가, 퇴근 후 집에 도착했더니 바로 비가 내린다던가 그리고 가족들이 요리를 맛있게 먹을 때, 산에서 갑자기 만나는 시원한 바람을 느낄 때라고 말해주었다. 그들의 미소를 머금은 이야기를 들고 있자니 내게도 덩달아 미소가 전이되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게도 같은 질문을 해보았다.


행복이란 감정을 최근에야 가장 크게 느끼고 있다. 한동안은 나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에 초점을 맞추며 살았었다. 나는 왜 없을까에 생각이 몰두되어 부족감에 늘 열등감을 가지고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내 인생도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이 한가득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중에 제일이 건강한 몸이었다. 지금까지 운동을 하다 입은 부상을 제외하고는 아픈 곳이 없었다. 현재 내 곁에 있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건강 문제로 하고 싶어도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에 비하면 나는 얼마나 큰 축복을 받은 것인지 새삼 느꼈다. 지금까지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은 다 하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다.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하고 싶은 취미를 하며 지내고 있다. 일이라고 해야 고객들을 만나 제품을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인데도 꽤나 재미있다. 고객들을 만나 세상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고, 고객들과 여행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도 있다. 사실 일이라기보다는 고객과 대화를 하러 왔다는 생각으로 일을 즐기고 있다.


취미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요즘은 취미를 할 시간이 모자를 정도이다. 2년 전 달리기를 하다 무리하여 부상을 입어 오랫동안 쉬었지만 그동안은 글쓰기로 대체해서 지냈었다. 하지만 올해 3월부터는 달리기와 축구를 다시 시작했다. 40대 중반의 늙은 몸이라 근육통이 있는 것 말고는 모두 정상적으로 잘 작동하고 있다. 축구와 달리기를 이틀에 한번 꼴로 번갈아 가면서 하고 있다. 몸이 버티지 못해 그렇지 몸만 괜찮다면 매일 하고 싶을 정도이다. (뭐 그러다가 부상이 왔지만 마음만은 그렇다는 것이다.) 비록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행복과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과 취미를 할 수 있는 지금을 나는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많은 이들이 꿈과 목표를 돈 많이 벌어 편하게 살으려는 것으로 가지려 한다. 나도 한때는 그랬었다. 하지만 그러면 편할지는 몰라도 한번뿐인 내 인생이 재미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은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행복을 느끼면 살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도 모자란 게 인생이란 걸 알고 난 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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